만물이 소생하는 새로운 봄이 왔는데도 생동감이 없다.

의사들 때문일까? 아니면,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막말’ 때문일까?

아마도 ‘막말’ 일 듯싶다.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이다. ‘표현의 자유’ ‘재검증’ 등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민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처방책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만남에서 말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특히,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말의 품격 표지)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이기주 씨의 책을 통해서 ‘말의 품격’을 알아본다. 작가는 말한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품어 나온다.”라고.

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다. 말 한마디는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총체적인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작가는, “온당한 말 한 마디가 천 냥 빚만 갚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일생을, 나아가 조직과 공동체의 명운을 바꿔놓기도 한다”라고 강조한다.

‘말이 개인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지 오래됐다’는 것을 암시한다.

작가는 또 말한다. 말은 귀소 본능을 갖고 있다고.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

‘내 말은 다시 내게 돌아온다’

<남을 헐뜯는 말은 대개 “특별히 너한테만 털어놓는 건데”, 혹은 “웬만하면 내가 이런

얘기 안 하는데”하는 말과 함께 세상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한다. 문제는 그런 험담이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의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이 또한 당사자를 괴롭히고 있는 품격 없는 말들이다.

우리가 사석(私席)에서 주고받는 ‘뒷담화’라는 말이 있다. 당사자 모르게 뒤에서 헐뜯는 행위, 또는 그러한 말이다. 영어로는 ‘Backbiting’라고 한다.

작가는 책에서 ‘뒷담화’의 예를 들면서 경계한다.

“뒷담화는 화살처럼 무서운 속도로 사람의 입을 옮겨 다니다가 언젠가 표적을 바꿔, 말을 내뱉는 사람의 귀와 혀와 가슴을 향해 맹렬히 돌진한다.”

그땐 뒤늦게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다. 뒷담화의 화살촉이 훨씬 더 날카로운 모습으로 변해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사람들을 가깝게 만들어 준다. 그러므로 모든 이가 당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진실이 되도록 노력하라.”는 톨스토이(Tolstoy, 1828-1910)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봄이 더욱 싱그러워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