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탐욕은 다음과 같이 짧은 우화에도 나온다.

1. 당나귀가 강을 헤엄치고 있었다. 그 위에 착 매달려 있던 개가 말한다. ‘땅에 오르기만 하면 널 잡아먹을 거야.’

2. 개가 연회에 갔다. 그러나 거기에는 뼈들만 있었다. 개는 돌아서며 말한다. ‘어딜 가도 이것보다는 나은 걸 먹겠지?’

수메르(SUMER: 기원전 4500-2000년)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웃음이 나오지만 나름 의미가 있어 보인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동네 공원은 물론 거리마다 반려 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어느 공원에서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앉아 사람중심이 아니라, 반려 견 중심의 대화를 한다. 필자 역시 반려 견을 한 마리 키우고 있기에 길을 걷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개와 눈을 맞추기도 한다.

‘안녕?’

티벳탄 마스피트를 아시나요?

(티벳탄 마스피트)

“제가 티벳탄 마스피트를 5년 정도 키운 적이 있습니다. 사냥을 잘하는 맹견(猛犬)이지요.”

“아니? 그런 무서운 개를 집에서 키우셨나요?”

“아! 아파트가 아니라 시골의 넓은 집에서 키웠죠. 개의 집이 20여 평 정도였으니까요. 얼마나 많이 먹던지...감자탕 집에서 나온 돼지 뼈나 족발 등을 엄청 샀어요. ”

평소 자주 만나던 기업인 김영환(59)씨와 막걸리 잔을 부딪치면서 나누던 대화다.

‘티벳탄 마스티프(Tibetan Mastiff)’는 중국 티베트 고원에서 탄생한 초대형견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흔히 티베트견(犬)으로도 불리는 희귀종이다. 중국어로는 ‘장오(Zàng áo)’ 혹은 ‘서장오견(Xīzàng áoquàn)’라고도 한다. ‘동방신견’이라는 별명도 있다.

김영환 씨는 ‘20여 년 전에 7,000만원을 들여 티벳탄 마스티프를 샀다’고 했다.

“그 당시 티벳탄 마스티프가 한 마리에 1억에서 2억 원 했습니다. 저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어느 목사님으로부터 비교적 저렴하게 7,000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노란 털을 가진 마스티프)

용기가 대단했다. 일반적으로 강아지 한 마리가 100만원에서 200만원만 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데, 그토록 거금(?)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그의 말은 더욱 고공행진을 했다.

“중국에서 한 마리에 우리 돈으로 30억 원에 거래됐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희귀한 품종이기 때문이겠죠? 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차우차우(중국개의 일종)를 티벳트 마스티프로 속아서 사기도 했습니다. 크기와 무게가 많은 차이가 나는데 외형이 약간 비슷해서요.”

그의 말은 소문이 아니었다. 실제로 ‘티벳탄 마스티프’는 중국의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2014년에는 사상 최고액인 20억 원(韓貨)으로 거래돼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개로 불렸다. 그래서 차우차우를 ‘티벳탄 마스티프’로 속여서 팔았을 것이다.

필자는 한국과 일본의 자료 등을 뒤져서 ‘티벳탄 마스티프’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봤다. 키 66cm, 몸무게 64-82kg.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적(敵)에 대해서는 용감하게 싸우는 품종이었다. 그래서 파수견·호위견·사냥개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김 씨는 서울의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그토록 충성심이 강하고 용맹스러운 ‘티벳탄 마스티프’를 속초에 사는 지인에게 맡겼다.

“유난히 주인에게 충성심이 강한 개였는데...”

그의 말끝이 흐려졌다.

사람마다 후회할 일이 있다. 키우던 개와 고양이에 대한 후회스런 일도 제법 많다.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변한 것도 달라진 사회 현상일 것이다.

역사 속의 ‘티벳탄 마스티프-’

(산림 속의 마스티프의 거만한 모습)

‘티벳탄 마스티프’는 외견상 특히 목 주위 털의 특징에서 ‘사자형’과 ‘호랑이형’으로 유형이 나뉜다. 또한 ‘사자형’은 털이 긴 대(大)사자머리형과 짧은 소(小)사자머리형으로 나뉜다. 털의 색깔로는 주로 검은색, 빨강머리, 금흑, 재, 흰색, 노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꼬리털은 길게 감아 중국에서는 그 부위를 국화꽃에 비유하기도 한다.

예로부터 티베트 고원의 목축민들이 목양견이나 파수견으로 사육해온 세계적 대형견이다.

몽골제국의 초대 황제 칭기스칸은 3만 마리의 ‘티베탄 마스티프’ 군단을 거느리고 유럽을 정복했다고 한다. 또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서는 ‘당나귀처럼 높고, 사자처럼 힘찬 목소리와 흉포하고, 대담하다고 기록돼 있다. 그 후 ’그리스로, 다시 로마로 전해져 유럽 마스티프의 조상이 됐다‘고도 한다.

19세기 초 티베트에서는 거의 멸종했지만, 영국에서는 국왕 조지 4세가 2마리 소유했고 빅토리아 여왕에게도 헌상됐다.

중국에서는 국가 제2류 보호동물로 지정돼 있다. 2006년에는 중국 공안부가 경찰견 수입 의존 대책으로서 티벳탄 마스티프의 채용을 발표했다.

(자료 및 사진: 일본 야후재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