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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영화의 폭력
2023년 04월 09일 (일) 04:54:04 박영 작가 renews@renews.co.kr
   
(박영 작가)

요즘 젊은이들은(젊은이가 아니라 해도) 지하철 안에서나 집에서 영화를 본다. 넷플렉스, 디즈니플러스 등등의 서비스가 일반화돼 있어서 굳이 영화 상영관에 가지 않아도 편하게 온갖 장르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물론 훌륭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시청할 수가 있어서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TV 시청은 어쩌다 가끔 할 뿐 연속극조차도 넷프렉스로 시청한다.

그런데 가끔은 짜증이 나기도 한다. 싸구려 영화나 질적으로 떨어지는 상영물도 더러 있고 , 게다가 폭력이 난무하는 자극적인 영화들이 많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느와르나 제작비를 어마어마하게 투입한 대형 액션물도 있는데 완성도가 높은 영화도 없지 않다. 그러나 많은 류의 폭력영화가 너무 사람을 쉽게 많이 죽이고 섹스나 돈, 복수 등을 위한 살인이어서 끔찍하다.

나는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의문을 품는다. 저렇게 한 장소에서 많은 사람을 총으로 쏴죽이면 저 업보는 어떡하나? 상대의 이름도 성도 모르고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내 편이 아니라는 상황 속에서 목적만을 위해 그리 한다면? 전쟁영화를 볼 때 전투 중에 총을 쏘는 군인은 적을 얼마나 죽였는지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총을 쏘는데 이 경우는 면죄부가 주어지는 건가? 뭐 이런 것들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업보나 죄에 대해서는 내가 감히 섣불리 뭐라 할 수 없지만, 최근 서울에서 일어난 사건을 접하면서 엄청 걱정이 된다. 한 여성이 강남의 대로변에서 납치되어 결국 살해된 사건이다. 그런데 범죄자들은 그 여성과 원한 관계에 있거나 평소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니라는 것이다. 소위 청부업자들이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돈을 받고 사람을 납치한다? 그리고 살해까지?

물론 이런 일을 지시(?)한 사람은 이 여성과 관계가 없지 않다. 그녀의 권유로 어떤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그런 사연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납치하라 했다는 것인데 살해까지 지시하지 않았을 수는 있겠지만 여튼 누군가가 돈을 받고 이런 일을 맡아 실행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그리고 너무 걱정되고 불안하다. 우리 사회가 여기까지 왔나? 하는 절망감마저 든다.

나는 이런 상황이 오기까지 폭력영화들이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영화에서 이런 일들은, 즉 청부살인 같은 건 비일비재 등장하니까. 통쾌하게 성공하기도 해서 많은 돈을 갖게도 되고 실패해서 감옥에도 가지만 누가 실패할 거라고 미리 생각하면서 이런 일을 하겠는가. 성공해서 잘 먹고 잘 살거라는 꿈을 품고 하는 것이지.

영화 속에서는 잘 짜여진 각본대로 아슬아슬하게 스릴 있게 진행되는 장면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허리우드영화에서 권선징악 같은 건 없다. 얼마나 치밀하고 설득력 있게 멋지게 만들어 보이느냐 에만 총력을 기울인다. 게다가 등장인물이 멋지고 잘 생긴 스타 배우라면 그 효과는 막대하다. 배우의 멋짐과 잘 생김으로 악행이 덮여질 만큼, 아니 잊혀질 만큼 영화 속에 빠져들게 된다.

이렇게 그럴듯한 성공과 실패를 매력 있게 보여주는 것이 허리우드영화이다. 이런 영화를 매일 보다시피 하면서 그들은 나도 해도 될거야. 되겠는데? 하고 생각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 방법과 기술까지 영화 속에서 잘 익혀두었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영화와 현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모방범죄를 행동에 옮기게 되는 그런 거 아닐까. 아니 어쩌면 하도 영화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보아온 장면들이라 현실과 분리하거나 현실과는 먼 이야기라는 감각이 무디어진 건 아닐까.

그런데 사실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를 접하면 짜증을 내면서 다른 프로그램 서치로 옮겨가지만, 어느 날 스트레스가 쌓이고 몹시 울화가 치민 날에는 폭력 영화 한 편을 보면서 해소하기도 한다. 어쩌면 사람들 모두에게 있는 새디즘(sadism)이 그 원인일수도 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헐리우드식 액션을 한국의 오늘에 실행하고 있는 듯한 사건을 목격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여하튼 좋은 영화만 관람하자.

[박영(朴怜)은 TV 및 라디오 드라마 작가다. 대표작으로 MBC TV 드라마 ‘사랑의 계절’, 시추에이션드라마 ‘알뜰가족’, KBS 라디오 ‘대공수사실록’ 등이 있다. 장편소설도 출간했다. ‘정오의 탈선’ ‘김마리라는 부인’(영화화 됨), ‘내일은 천국이고 싶다 ’ ‘러브어게인’ ‘동경에서 서울까지’ ‘해피 투게더’ 등이다. 그 외 신문, 잡지 등의 매체 기고가로 활동했다. 해외에서 이브 몽땅(배우, 가수). 도이 다카코(일본 사회당 당수). 루이제 린저(독일 작가). 등을 인터뷰했고, 국내에서는 정·재계 및 예술인들을 다수 인터뷰했다. 편집자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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