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합시다.”

사람들이 만날 때마다 자연스럽게 하는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커피에 담긴 비밀을 알고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커피의 내용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커피숍에서 대화의 장(場)을 마련하자는 편이 우세할 듯싶다.

(카페  라떼/ caffe' latte)

‘석유다음으로 거래량이 많다’는 커피도 수난이 많았다. 종교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때문이다.

“커피에 함유된 마약, 즉 카페인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밤에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커피의 이런 짜증스러운 단점을 느껴보셨다면, 이제는 커피를 끊고 포스텀(Poustmm)을 마셔보시지 않겠습니까?”

미국의 마크 팬더그라스트(Mark Pendergras)가 저서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에서 인용한 포스텀의 광고 카피다.

1912년의 일이다. 포스텀은 구운 밀기울과 당밀로 만든 커피대용품인 건강음료다. 커피 대용품인 포스텀을 마시면 ‘건강 마을로 가는 길’이라고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서민적이지만 음해적인 광고 방식은 마케팅에 대변혁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커피를 ‘마약 음료’라고 칭함으로써 커피업계를 기겁시키기도 했다.

마크 팬더그라스트는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에 쓴 ‘마약 음료’ 부분에서 포스텀의 개발자 찰스 윌리엄 포스트는 “차와 커피는 몸에 해로운 마약이므로 그 판매와 음용을 법으로 금지시켜야 한다”면서, “커피가 정신이상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단다. 커피 업계가 발칵 뒤집힌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터.

(머리 카펜터)

또 다른 전문가 미국의 머리 카펜터(Murray Carpenter)는 저서 <카페인 권하는 사회>(김정은 옮김)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우선 카페인은 정신을 맑게 해준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피곤하거나 아픈 사람이 카페인을 섭취하면 기존에 규칙적인 복용을 했든 안 했든 간에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카페인은 신경향상제라는 말이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신경향상제였다. 또한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들어주며 숙취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흔하게 남용되는 약물’이라고 꼬집는다. 커피·에너지드링크·차·콜라·초콜릿 등에는 물론이고, 오렌지 맛 탄산음료·비타민·진통제 등에도 카페인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카페인이 함유된 콜라, 팹시, 7up...특정 제품과는 관련 없는 단순한 이미지임)

자료를 보면 <커피의 어원은 커피나무가 처음 발견된 곳인 에티오피아 지역 이름이자 동시에 ‘힘’을 뜻하는 아랍어를 어원으로 하는 ‘카파(Caffa)’라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유는 카페인 때문이다. 이처럼 커피와 카페인의 관계는 역사적으로도 유명하다.>

<‘카페인(Caffeine)’이라는 단어가 ’커피(Coffee)’를 뜻하는 독일어인 ‘카페(Kaffee)에서 유래했을 정도로, 둘의 관계는 각별하다. 그리고, 그 관계는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카페인 소비의 약 2/3가 커피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통계도 있다.

혹시 당신도 카페인 중독자입니까?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상에 의해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일’이라는 '중독(中毒)’의 사전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중독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카페인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