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국민들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 코로나19 확진자도 급진적으로 늘어나고 경제도 어려운데, 일부 지도급 인사들의 일탈(逸脱)에 대한 뉴스가 황망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자들의 TV토론에 눈이 쏠리는 이유도 그러하다. 아무튼, 국민들은 초조하다. 여론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필자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을 설치다가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1547-1616)의 <모범 소설집>(창비사)을 펼쳐봤다.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세르반데스)

<‘몰리니요’ 객줏집에서의 일이야. 객줏집은 ‘가스띠야’에서 ‘안달루시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유명한 ‘알꾸디아’ 들판의 끝에 있어...그런데 주인공 ‘린꼰’이 길잡이 소년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실례지만 혹시, 당신도 도둑이신가요?”

“그래. 나는 하느님을 섬기고, 좋은 사람들을 모시기 위해서 도둑질을 한다.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나는 견습(見習) 과정에 있다.”

“세상에! ‘하느님 섬기고, 좋은 사람 모시는 도둑이 있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 데요?”

“그렇지만, 각기 다른 사연이 있단다. 우리가 훔친 것들 중에서 얼마 정도의 헌물로, 우리 도시에 있는 가장 성(聖)스러운 성상의 등잔 기름 비용에 보태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선행(善行)으로 많은 효험을 봤다.”

도둑의 자기 합리화가 압권이다. 우리의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이 없었으면 한다.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 ‘세르반데스’는 최고의 명언을 남겼다.

“Honesty is the best policy”라고.

아담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

일찍이 아담 스미스(Adm Smith, 1723-1790)는 도덕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서 <도덕 감정론>(박세일·민병국

(아담 스미스)

譯)에서 “질서 있고 번영하는 사회 상태는 인간에게 유쾌감을 준다. 인간은 그러한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얻는다. 반대로, 사회의 무질서와 혼란은 인간의 반감의 대상이 된다. 인간은 그러한 상태를 창출하려는 모든 것에 대하여 격분을 느낀다”라고 했다.

<국부론>을 통해 ‘경제가 무엇인지를 세상 사람들에게 일깨운’ 아담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도덕적 세계 현상’의 가르침을 강조했던 것이다.

중요한 말이다. 도덕적 권능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사회는 결국, 격분으로 변할 것이다.

국민들은 정직하고 도덕적인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