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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뛰어넘는 국제여류 정예작가 전시회 열려
‘희망’과 ‘생의 찬미’의 메시지 담아
2021년 09월 10일 (금) 13:53:14 장상인 JSI파트너스 대표 renews@renews.co.kr

9일 오후 오랜만에 인사동에 갔다. 가을바람이 향기로웠다. 마스크 때문에 누가 누군지도 알 수 없었으나 외국인들이 누비던 거리엔 한국 사람들뿐이었다. 두리번거리다가 고개를 들자 건물 3층에서 히잡(Hijap)을 쓴 여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호기심이 발동한 필자는 터벅터벅 건물 3층으로 올라갔다. 입구에서의 열(熱)체크, QR코드는 기본. 국제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참여 작가들은 모두 여성이었다. 참으로 신기했다. 코로나 시대에 그림은 어떻게 옮겨 왔으며, 작가들은 어떻게 한국에 왔을까.

전시장에는 30여점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이집트를 중심으로 폴란드, 칠레 등 외국 작가들과 한국의 작가들의 독특한 그림이었다. 한국인 작가(김은희) 한 사람이 다가와서 인사했다.

“어세오세요. 그림을 좋아하시나봐요?”

“네. 좋아합니다. 그림들이 멋지네요.”

필자는 이집트 작가의 작품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서 물었다.

“혹시 이 작가분이 여기 계시나요?”

“네. 계십니다.”

필자는 김은희 작가의 소개를 받아 명함을 내밀면서 인사했다. 작가가 자기 소개를 했다.

“저의 이름은 ‘네스린 핫산(Nessrin Hassan)’입니다.”

알렉산드리아 미술학과를 졸업한 작가...희망의 메시지 돋보여

올해 42세인 ‘네스린 핫산’ 작가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38년에 설립된 알렉산드리아 대학은 16개 단과대학을 가진 국립종합대학이다.

작가이면서 현직 교사였다. 2남 2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네스린 핫산’ 작가가 코로나가 창궐하는 시기에 전시회에 오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좌로부터 한국에 유학온 장녀, 어머니 핫산 작가, 차녀)

일단, 작가의 작품 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어머니를 중심으로 두 딸이 좌우에 섰다. 미(美)를 내보이려는 여인들의 본능일까.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직전 모두 마스크를 벗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서 필자는 작가에게 작품의 의미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통역은 한국에 유학 온 딸(K대 2학년)이 했다.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
   
(작품 설명을 하면서 미소를 머금은 네스린 핫산 작가)

“맨 위의 나무 이파리 같은 것은 파라오(Pharaoh)입니다. 삼각형은 피라미드의 꼭대기입니다. 그 아래는 새이고요. 그 아래 사각형은 배(船)입니다. 안에 있는 것은 물고기입니다. 이 그림의 테마는 바다입니다. 물결치는 바다 속에도 생물이 살아 있잖아요?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Noah’s Ark)’와 같은 의미입니다. ‘언젠가는 코로나가 소멸된다’는 희망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다. 우리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작가는 8월 22일 한국에 와서 자가 격리 2주를 한 후에 전시 준비를 했고, 10월 초 이집트로 돌아간다. 작품 전시를 위한 여정(旅程)이 길고도 길었던 것이다. 그래도 작가는 좋아했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한국 전시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너무 행복합니다. 저의 꿈이 실현되어서요.”

생의 찬미(The praise of may life)

   
(김은희 작가의 '생의 찬미'/ 53.0 x 45.5cm)

“삶속에서의 억압·고통·자유·희로애락 등을 폭발적인 감정으로 캠퍼스에 쏟아낸 것입니다.”

김은희 작가의 말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 ‘생의 찬미’에서는 “동양적인 선을 강조했다”고 했다.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자연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손놀림에서 비롯된 선이다. 그림 속에서 색의 얼룩과 번짐, 겹침은 즉흥성이 주는 기쁨과 쾌감으로 표출된다. 이러한 구성은 ‘균형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연에 맡겨진 채 우연한 효과와 통일성을 이루는 조형언어로 승화된다’는 것이다.

김은희 작가 외에도 권나연·전영남·허순자·황연화 작가 등이 참여하고 있었다.

9월 8일부터 9월 14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IAAF.c 국제예술인협회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협회의 총재인 권정찬(66) 화백은 “코로나로 국내외의 미술행사가 크게 위축되고 있으나 예술인들의 열정은 뜨겁다”고 하면서 “하루 빨리 사회가 안정되어 많은 국가의 작가들이 모여 마음껏 예술혼(魂)을 불사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깨달음의 순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아트센터의 같은 층에서는 권정찬 총재의 전시회(9월 8일-9월 14일)도 열리고 있었다. 주제는 ‘깨달음의 순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전시실에 들어서자 뭔가 큰 기운이 느껴졌다. 그의 작품 세계는 추상이 아니라 사실주의였다.

   
(작품 설명을 하는 권정찬 화백/ 220x80cm)

“고요한 산과 나뭇잎 그리고 강물입니다. 잔잔한 파문을 이는 강물에 낙엽이 떨어지는 현실의 모습이지요.”

그는 최근에 <깨달음의 순간 표현할 수 있다>는 책을 냈다. 작품을 그리는 지침이기도 하지만 세상사 인간들에게는 교육이나 법문이 말장난에 그치는 부분에 대한 경종이기도 했다. 권화백은 피카소(Picasso, 1881-1973)에 대해서 말했다.

“피카소는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거의 반년을 작업실 문을 잠그고 작업에만 몰두했습니다.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시킨 것이지요. 그러한 정신이 화가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정찬 화백은 ‘원을 좋아한다’고 했다 동그란 원은 우주이기도하고 깨달음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의 일상은 글을 쓰고,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연과 벗하며 대화한다. 그 속에 희로애락이 있어서다.

“기쁨도 버려라. 슬픔도 버려라. 그러면 모두의 갈망인 즐거움이 남을 것이니...”

권정찬 화백의 작품 속에 담긴 ‘깨달음’이었다.

(*출처: 월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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