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대형 뉴스들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때로는 놀라움의 단계를 훌쩍 넘어 혼란스럽고 극적(劇的)인 뉴스가 신문이나 방송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우리는 매일같이 갱단 폭력, 위기에 처한 환경, 노숙자, 아동학대, 약물 위협, AIDS, 분열을 일으키는 정치 당파주의 등에 관한 헤드라인과 텔레비전 보도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다.”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의 저서 <문화가 중요하다>에 있는 뉴스에 대한 말이다. 이러한 뉴스는 무대를 넓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광활한 세계에서 유영하고 있다.

카우프만(Stuart A. Kauffman)은 <다시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에서 “로마시대에는 누구도 크루즈 미사일을 예견하지 못했다. 컴퓨터가 발명된 직후 IBM 회장이었던 토마스 존슨 왓슨(Thomas Johnson Wasons, 1874-1956)도 전 세계적으로 IBM 701 모델에 대한 수요가 약 19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이나 월드 와이드 웹(www)을 내다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세상은 꿈속의 환상처럼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구굴 회장 에릭 슈미트(Eric Schmidt)의 생각을 더듬어 보자. 그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라는 책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전례 없는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1세기 첫 10년간 인터넷으로 연결된 전 세계인의 숫자는 3억 3,000만 명에서 20억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7억 5,000만 명에서 50억 명이 훌쩍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지금은 이 숫자가 60억 명이 넘는다)”라고 역설했다.

그의 예견대로 우리는 지금 제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통한 뉴스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인쇄매체와 인터넷 매체는 앞을 다투어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뉴스의 홍수를 넘어 뉴스의 전생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넘쳐나는 뉴스의 쓰나미(津波) 속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가짜뉴스(Fake News)가 판을 치고 있다.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사실처럼 꾸며 사회의 혼란을 야기(惹起)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의 이름표를 달고 가짜 뉴스가 활개치고 있는 작금의 상황들이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정확한 뉴스의 기준으로 언급되는 객관성(objectivity), 공정성(fairness), 균형성(balance)을 상실한 편파보도 역시 가짜뉴스의 범주에 포함된다.

사실과 다르게 추측성 기사가 보도돼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천당과 지옥을 오고가는데, 가짜뉴스(Fake News)에 의한 피해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기사마다 투명성과 정확성이 필요한 것이다.

급기야 경찰이 ‘가짜 뉴스의 근거지를 뒤진다’고 하나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가짜 뉴스를 생성하는 사람들이 자성(自省)하고 스스로 근절하는 것이 단속보다 더 중요하다.

2002년 영국의 BBC에 출연한 철학자 오노라 오닐(Onora O’Neill)은 “기사를 쓴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온라인 댓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투명성을 향상시키고, 기자로 하여금 정확한 기사를 쓰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극히 당연한 지적이다. 기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어야 투명하고 정확한 기사를 쓰기 때문이다.

'조화로운 세계가 요동하는 혼돈 속에서 형성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기사가 정확하게 보도돼야 밝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