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그룹)에 속한 비상장 대형 건설사들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 건설업체들 실적이 악화된 것은 국제 유가하락에 따른 해외수주 감소와 준공 단계에 이른 저가 사업장의 손실 확대가 맞물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2일 비상장 건설사 중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업체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2개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업체는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5곳이다. 이중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악화됐다.

한화건설은 실적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건설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이 소폭 확대됐다.

업체별로 시평 순위 4위인 포스코건설의 경우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8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 규모가 무려 29.2% 감소했다.

이 회사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악화된 것은 대형 프로젝트인 브라질 제철소 완공 지연에 따른 추가비용이 발생해서다. 실제 포스코건설 브라질법인은 3분기 3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시평 7위)도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규모가 22.3% 축소됐다.

롯데건설은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장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어서 자금사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준공 단계에 이른 제2롯데월드 공사의 매출 반영도가 줄어들고 있어 영업이익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8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3% 줄어든 상황이다.

시평 순위 8위인 SK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확대됐지만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 회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7% 확대되는데 그쳤다.

5개 건설업체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시평 9위) 역시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불과 2.3%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938억원이다.

한화건설(시평 11위)은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로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3분기에만 2848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화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에서 수주한 프로젝트의 공사 지연으로 적자가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또 광교 상현 꿈에그린 사업장 등 미착공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대손 충당금을 설정한 것도 영업적자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화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372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들어 분양시장 열기가 한풀 꺾였고 해외건설 시장 환경도 악화된 상황이어서 비상장 건설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해외건설 수주감소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성산업인 건설은 신규 수주가 감소하면 매출 및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국내 건설업체들 해외건설 수주액(계약금액 기준)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23% 감소한 407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중 중동에서 따낸 수주금액은 14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가량 감소했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로 분양시장 열기가 수그러들면서 주택사업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