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를 잇는 총연장 18.38km의 교량이다. 이 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크다. 2005년 6월 착공하여 2009년 10월 완공됐다. 영종도에서 서해 바다를 가로질러 이 다리를 지나면 순식간에 국제도시 송도에 도착한다. 그만큼 편리하기 이를데 없는 교량인 것이다.

때마침 추석 연휴를 맞아 평소와 달리 느긋한 마음으로 이 다리를 건넜다. 파란 하늘은 더없이 맑고 넓었으며, 다리 아래를 꽉 채운 푸른 물결도 명절 분위기에 젖은 듯 한껏 출렁거렸다.

필자는 차를 다리 아래로 돌려서 인천대교 기념관을 찾았다. 완공된 지 6년 만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아치형 기념관의 외관이 특이하기도 했지만, 여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의례히 다리 건설과정에 대한 영상물과 전망대쯤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섰다.

기념관을 대충 둘러보고 4층 전망대에 올랐다. 다리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참으로 긴 다리다'고 생각했다.

다시 밖으로 나오자 넓은 공간에서 말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3마리의 개가 말들의 발굽아래에서 아슬아슬 곡예(?)를 하고 있었다.

필자는 '도담도담동물누리·재활승마센터'라는 안내 간판이 특이해서 다가갔다.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다.

"유기되거나 학대받던 동물들을 구조하여 그들 본연의 활동성과 습성을 보장 받으며 행복하고 편안한 여생을 보내도록 하는 보금자리입니다."

강아지와 함께 뛰어나온 복스럽게 생긴 담당 직원의 말이었다.

"이름이 뭐에요?"

사람들은 신기한 듯 개들의 이름을 물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디디에(Didier), 토리(Tori), 하늬(Honey)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늬'는 전 주인으로부터 너무나 학대(虐待)를 많이 받았기에 사람들, 특히 남자들을 무서워합니다."

담당직원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하늬

유난히 다리가 짧은 갈색의 하늬는 담당직원의 등 뒤에 숨어서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개의 족보는 닥스훈트라는 특이 종(種)이었다.

이 개는 쇼핑몰 지하주차장에 노끈으로 목이 조여진 채로 묶여 있었고, 경비원들에 의해 퇴근 할 때는 캄캄한 창고에 갇히곤 했다. 주인이 끝내 나타나지 않자 우여곡절 끝에 '2014년 10월 7일 '도담도담동물누리의 가족이 됐다'는 것이다.

"하늬에게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걸어주세요. 아직 사람이 무섭고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친절한 쓰다듬에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화답해 줄 것입니다."

다정한 친구가된 토리와 디디에

유기견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애절했다. 디디에를 남기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여인의 사연도 가슴을 저미게 했다.

버려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것은 인간과 동물 공히 마찬가지다.

"동물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하다.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인천대교 아래에 있는 '도담도담동물누리'에서 터득한 또 하나의 배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