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세시장은 최근 3년 연속 불안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년 만에 전국 60%을 넘었다. 집 값이 비싼 서울도 50.5%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서울의 경우는 집값이 떨어져 비율이 조금 더 올라간 것도 있지만, 광주광역시는 매매가격도 올라가고 전세가비율도 74.7%를 넘어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세입자로 살아 가기란 쉽지 않다. 전세 만기가 돌아오면 2년 전보다 올라간 전세금을 어떻게 올려 줄 것인가 아니면, 아예 이 참에 주택을 매입할 것인가의 걱정을 계속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의 기로에 서 있는 전세입자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고자, 시장 전반에 대한 상황을 진단하고 내 집 마련 전략, 그리고 관심지역을 살펴보기로 한다.

전세난은 수도권 또는 지방 어느 특정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상황인 가운데 올 들어 지방지역의 상승 폭이 더 커지고 있다. 이렇게 전세시장 불안이 나타난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는 수급불균형에서 찾을 수 있다. 2008년 경제위기 직전인 2007년에는 전국 주택인허가 건수가 55만호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여 2008~2010년 3개년간 주택인허가 건수는 연 36~38만호 수준에 머물렀다.

결국 허가 건수가 줄어 입주물량이 부족한 탓이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지방에서 더 심각한 원인이 되었다. 작년에 부산, 대전을 시작으로 현재는 경남, 광주광역시, 충북, 강원도 할 것 없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둘째는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차익 기대의 어려움으로 매입을 보류하고 전세에 머무는 경향이 늘고 있다. 투자자이건 실수요자이건 주택을 매입할 때는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를 한다. 하지만, 수도권 위주로는 이런 기대감이 줄어 들며 매입을 미루고 전세에 안주하고 있다. 또한 반값 아파트로 실수요자를 희망에 부풀게 했던 보금자리주택의 대기수요도 매입을 늦추게 한 이유이다.

셋째는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을 들 수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DTI 등 대출규제와 금리인상도 내 집 마련 수요자로 하여금 매입을 망설이게 한다.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이자를 감당하며, 내 집 마련이라는 자부심으로만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넷째는 구매력 약화를 들 수 있다. 장기간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중소형 주택은 가격이 오른 반면, 전세입자의 소득은 현상유지도 버거웠다. 물가인상 등에 따라 명목상의 소득은 상대적으로 빈약해진 것이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맞벌이를 하지 않는 이상, 이미 정상적인 급여를 저축하여 집을 산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들어 전세시장의 상승폭이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될 것이 가을 이사철이 지나고 계절적인 비수기에 접어들어 나타난 현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 전세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도 있어 조금 쉬어갈 때도 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현상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방학이사철이 다가오고, 내년 봄이 오면 다시 한번 홍역을 치룰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간 내 전세물량 수급불균형을 해결할 수 없고, 2년 주기로 다가오는 종전 전세가격과 현재 전세금과의 편차는 피치 못할 인상요인이 될 것이다.

내년 2012년 전세시장은, 연간 13% 정도의 상승률이 예상되는 올해보다 절반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스런 전망 치이다. 2009년부터 이어진 상승폭 중 2010년도에 7.1% 이었으니, 2년 전으로 회귀한 수준이다.

전반적인 시장상황 속에서 전세입자는 내 집 마련이 여부가 최대 관심사이다. 결론적으로는 실수요자는 전세 안주보다는 매입에 나서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가격에 대한 상승 전망은 밝지 않으나, 서울•수도권 위주의 급매물과 경매 물건들은 시세 대비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가격의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보다는 강보합 수준으로 예상할 수 있어, 중소형 주택 매입은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일반적인 주택 구매자의 패턴은 가격이 올라갈 때는 추격매수를 하고, 하락할 때는 사지 않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을 역이용해 볼 만하다. 매수자가 없을 때 홀로 협상을 한다는 것은 그 만큼 가격인하 여지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말까지는 취득세 감면혜택이 있어 내년까지 매입을 계획한 경우라면 연말까지 취득하는 것이 세금의 절반 정도를 줄일 수 있다.

다음으로 내 집을 마련한다면 과연 어디에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일반적인 주거선택 기준은 교통, 교육, 주위환경, 편의시설 등이다. 또한 구매자가 가진 자금 규모나 직장 등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획일적인 제안의 의미는 크지 않으나, 서울•경기지역 위주로 예를 들어 보기로 한다.

첫째, 서대문 지하철 3호선 라인이다. 도심 접근성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지역이다. 교통정체의 우려가 있으나, 지하철로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하여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둘째, 성북구 종암•월곡동 일원이다. 재개발을 통해 과거의 분위기가 상당부분 개선되었다. 지하철 4호선과 6호선으로 접근성도 비교적 양호하며, 가격 매력도 충분하다.

셋째, 영등포 양평•문래동 일원이다. 준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지역이다. 평탄한 지형에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당산역 9호선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여의도의 배후지역으로 도로교통도 양호한 상태이다.

넷째, 강서구 등촌•가양동 일원이다. 지하철 9호선 개통과 더불어 여의도뿐만 아니라, 강남 접근성까지 개선되어 충분한 기대치가 있다. 마곡지구까지 개발될 경우 배후 주거지로서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째, 동작구 사당동을 들 수 있다.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이 지나며, 강남 연계가 양호한 지역이다. 게다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는 판단이다.

여섯째, 광진구 광장동이다. 아파트 촌이 탄탄하게 잘 구성된 중산층 거주지역이다. 지하철 2호선과 5호선으로 연결되고, 강변북로 등 도로 교통 연계도 양호한 지역이다.

이상은 서울지역의 예를 살펴 보았다. 그러나 거주지역을 선택할 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주거속성상 해당지역에 2년 이상만 거주하면 자기 동네가 제일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역 환경에 익숙해지고 적응이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각자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경기도에서는 지하철 위주로 접근성이 개선되고, 향후 발전성이 기대되는 곳 위주로 선정하였다.

첫째, 고양시 행신동 지역이다. 지하철 경의선 강매역이 신설되고, 2012년 말에는 공덕역까지 개통된다. 대략 20분대에 접근 가능하다고 보면, 2•5•6호선, 인천공항철도까지 연계될 수 있다. 도심뿐만 아니라, 여의도 지역도 충분한 출퇴근 거리이다. 경의선은 2014년 용산역까지 개통될 예정이므로 가치를 더 할 수 있다.

둘째, 부천 중•상동 신도시이다. 부천은 기존 지하철 1호선에 의존했으나, 2012년 말 부천 상동까지 지하철 7호선이 개통된다. 구로 디지털단지의 배후인 광명시가 주택가격이 상승하였는데, 이제는 부천까지 연장될 여지가 있다.

셋째, 하남시 일원이다. 기존 풍산지구에 미사•감일•감북 등 보금자리주택지구와 위례신도시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을 만큼 관심지역이다. 지하철 5호선의 연장과 지하철 9호선의 고덕역 연장(?)으로 강남 접근성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고, 신세계의 대규모 복합쇼핑몰 개발로 편의시설 확충이 개선되는 지역이다.

넷째, 남양주시 일원이다. 이 지역은 보금자리주택뿐만 아니라, 별내신도시 등의 개발로, 향후 10년간 국토부의 수도권 광역도시기본계획상 동북축의 핵심으로 부각될 지역이다. 수도권 전철과 더불어 향후 지하철 8호선이 연장될 경우 잠실 등 강남 접근성도 개선된다.

다섯째, 용인 죽전지역이다. 지하철 신분당선 강남역 ~ 분당정자역 구간이 개통됨에 따라, 그 남쪽지역도 기존 분당선과의 환승으로 강남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었다. 지하철 소요시간이 종전보다 절반으로 단축된 상태이다. 백화점 등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으며 주거환경도 비교적 양호하다.

 
당분간 전세시장은 다소 둔화되긴 하겠지만,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불안한 시장 환경에서 전세상태를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의 고민보다는, 대출 등에 대한 상환능력이 있다면 매입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관심지역을 서울•경기도의 몇 개 지역을 예로 들었으나, 각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 폭은 다양화 될 수 있다.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후회하지만, 하고 난 후에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것과 비유한다면 어떨까?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2~30대에게 혼인과 육아 그리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는 필수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