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사회를 중추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집단을 든다면 당연히 삼성 · 현대 등 대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 · 공급하여 사람들의 삶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고, 경제적 부(富)를 창출함으로써 국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업들의 경제행위나 경영자의 윤리성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곳곳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 일까? 여기에는 분명 기업의 사회적 · 윤리적 행위에 많은 문제점이 내재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서 심도 있는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만이 아니고, 조직 활동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에 책임을 지는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면, 기업이 이해관계자 · 소비자 · 투자가 등 사회 전체로 부터의 요구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는 단순히 기부나 불우 이웃돕기 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본래의 목적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오해(誤解)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 10월 28일 CSR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학술세미나가 연세대에서 열렸다. 이 학술세미나는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연구소(소장: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한정호 교수)가 주최하고, 한국광고 학회(회장: 인하대 언론정보학부 김상훈교수)가 후원했다. 한정호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첫 번째  연사(演士)인 연세대 이문규 교수는 <CSR의 경영학적 중요성과 한국 기업 CSR 활동의 문제점>에 대해서 발표했다. 이 교수는 먼저 "CSR이란 기업이 지속적으로 존속하기 위해 이윤 추구 이외에 법령과 윤리를 준수하고 기업이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활동"이라고 정의 했다. 그리고, "기업의 의무는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경제적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며, 직원은 물론 그들의 가족 및 해당 지역사회가 함께 일하여  삶의 질이 개선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 '블루게일' 이미영 대표는 <CSR 효과이론과 국내 우수 CSR 사례>에서 "기업의 위기 상황 시 소비자들의 귀인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브랜드 평가에 부정적으로 미치는 피해를 감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면서, "CSR 활동을 통해 구축된 우호적인 기업 이미지는 부정적인 신문 방송 등의 기사로 인해 발생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생각을 희석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세 번째 발표자 중앙대 성민정 교수는 <아모레퍼시픽 '핑크리본 캠페인' 사례를 중심으로>의 주제에서, "2001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11회를 맞는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은 2010년까지 매년 부산 · 대전 · 광주 · 대구 · 서울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개최됐으며, 올해도 지난 10월 9일 5개 도시에서 동시 개최되어 3만 명이 참여했다"면서, 이를 CSR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았다. '핑크리본 사랑 마라톤'에는 지금까지 총 18만 5천 여 명이 참가했으며, 총24억여 원의 기부금이 한국유방건강재단에 전달되어 건강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고 한다. 이어서 주제 발표자와 전문가 집단의 토론자, 청중 등이 모두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있었다. 필자는 참으로 시의적절한 세미나라는 생각을 했다.

 학술세미나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성공적인 기업'이란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함과 동시에 사회적 가치 증대에도 공헌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비즈니스적인 경제 행위와 선행을 다 같이 잘해내는 기업이 '성공적인 기업'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업이 중도하차 하지 않고 영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바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이요, 종업원에 대한 일자리 보장을 통해 그들과 가족이 윤택한 삶을 이어가게 하는 것도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인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주변에는 항상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음을 경영자는 물론 조직 구성원 모두가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위대한 기업'을 강조하는 경영 전문가 짐 콜린스(Jim Collins) 교수의 말에 점수를 매겨보자.

"승승장구하느냐, 실패하느냐. 오래 지속하느냐, 몰락하느냐."

어떤 기업이 진정 위대한 기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