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재건축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는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시장의 야침한 계획이면서 압구정 주민들의 염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와 주민들 간 풀어야 할 숙제는 참으로 많을 것으로 보였다.

우선 기부채납비율이다.
압구정동은 총 23개 단지에 1만여 가구가 전략정비구역에 포함되어 재건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구역 안에 포함된 대지는 2종과 3종 일반주거지역이 혼합되어 있지만 전체를 3종으로 상향해 평균 40층, 최고 높이 50층 규모로 개발 계획 중이다. 물론 이와 같은 인센티브 부여 부분에 대해서는 기부채납(25% 수준)을 통해 개발이익을 환수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최고층수를 80층으로 해줄 것”과 “기부채납비율을 10% 수준으로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 형제공인 관계자는 "서울시가 재건축 정비계획을 수립하면서 제시한 '기부채납 비율 25%'에 대해 주민들의 압도적인 다수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이 비율에 대해 어떻게 조정해 줄 것인지가 재건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106가구의 대단지인 신현대가 추진위 구성을 준비하는 등 재건축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성 예측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더욱이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은 대체로 조합원 간의 이견이 크고, 서울시의 기부채납비율을 적용해 사업을 진행할 경우 재건축 수익성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소형평형 의무비율 또한 압구정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늦추는 하나의 요인이다.
현재 압구정 현대아파트에는 소형평형이 없다. 이에 주민들은 “재건축을 통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인데, 원래 없던 소형평형을 같은 단지내 조성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는 입장이다.
소형평형의무비율 규정을 적용할 경우, 소형 평형이 섞여 있는 재건축 단지는 문제가 생길 여지가 크지 않지만 이처럼 중대형만으로 구성된 단지는 재건축 후 소형평형의무비율을 따르게 되면, 일부 가구는 평형이 줄어드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는 조합원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부분이 되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소형평형의무비율을 면제 받기 위한 방편으로 일대일 재건축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주거환경이 좋아진다면 일정부분  조합원들도 양보해야 하는데, 전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부동산을 통한 부의 축적 및 쾌적한 주변환경 조성을 위한 주민들의 열망에 대해 어느 정도는 공감하지만 이런 식이면 재건축 추진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공성이 반영된 시의 요구나 타 재건축 사업지에서 시행되고 있는 부분들에 한해서는 융통성 있는 타협안으로 사업 추진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전반적인 상황을 비추어볼 때  압구정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서울시의 ‘한강공공성 회복 프로젝트’는 추진 일정에 맞춰 사업진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동시에 갖가지 변수들이 난무해 사업이 시행되기까지 조율돼야 할 이견이 많은 것으로 보였다.

한편 현재 한강변은 85%가 주거지역이며, 그 중 아파트가 7개지구로써 주거지역 중 20%는 이미 재건축이 완료됐고 나머지 80%도 기존 방식으로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반포 여의도 뚝섬 난지 등 4대 한강공원 한강접근도로 정비사업을 완료했다. 또 ‘토끼굴’로 불리던 제방 지하통로 34개소에 대한 사업을 통해 한강의 접근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주거중심의 토지이용을 복합용도로 다원화 △한강변 높이관리, 개방감과 시각통로 확보를 통한 다양한 스카이라인 형성 △비주거ㆍ공원ㆍ문화시설 확충 및 접근성 개선을 통한 공공성 대폭 확대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 으로 불리우는 한강변르네상스 프로젝트는 한강변의 스카이라인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한강변을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리면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삭막한 아파트로 둘러쌓인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한강변의 도시구조를 매력적 수변공간으로 변모시킴으로써 도시공간구조의 변방에 머물렀던 한강의 공공성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한강에 경인운하와 연결된 여객터미널까지 완성된다면 서울이 국제적인 도시로 한단계 뛰어오르는데 큰 획을 긋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