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 가우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Y시에 사는 박씨는 2003. 4. 15.경 R아파트를 최초로 분양받은 후 Y시에 의하여 부과된 학교용지부담금 300만원을 Y시에 납부하였다. 그 후, 박씨는 위 아파트를 S시에 사는 이씨에게 프리미엄 5백만원을 받고 전매하면서 위와 같이 납부한 학교용지부담금 납부영수증 원본을 이씨에게 교부하였다.

Y시는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에 관한 규정이 위헌 결정이 내려진 후, 위 학교용지부담금을 환급하기 위하여 환급권자를 확정지으려 하였으나, 위 박씨와 이씨가 모두 다 환급권자라고 주장하여 위 학교용지부담금을 2009. 4.경 관할 법원에 공탁하였고, 이씨는 박씨를 상대로 위 환급권자가 이씨라는 취지의 공탁금출급권자확인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박씨 역시 이씨를 상대로 위 환급권자가 오히려 박씨라는 취지로 반소를 청구하였다.

위 박씨와 이씨 중 누가 위 학교용지부담금의 환급권자일까?

학교용지부담금이란 쉽게 말해서 학교용지 확보를 위해서 징수하는 경비를 말하는데, 과거 학교용지확보에 관한 특례법에 의하여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지을 경우에는 수분양자들에게 강제적으로 징수할 수 있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위와 같은 강제징수가 헌법의 평등 원칙과 교육의 무상 교육 원칙에 위반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이미 학교용지부담금을 납부한 사람들이 특별법에 의하여 이를 돌려 받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학교용지부담금 환급 등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면 학교용지부담금의 환급을 신청할 수 있는 자는 원칙적으로 “학교용지부담금을 납부한 자이고, 예외적으로 당사자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부담금을 실제로 부담한자 또는 학교용지부담금 납부자로부터 부담금환급금에 관한 권리를 양도받은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본건의 경우 박씨는 자신이 실제로 학교용지부담금을 납부한 자이기 때문에 자신이 학교용지부담금을 환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이씨는 박씨로부터 아파트를 전매할 때 소위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학교용지부담금을 환급받을 권리를 박씨로부터 양도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학교용지부담금 납부영수증 원본을 자신이 박씨로부터 교부받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씨가 박씨로부터 학교용지부담금을 양도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이씨에게는 환급금이 없고 오히려 학교용지부담금을 실제로 납부한 박씨에게 환급신청권이 있다”며 박씨의 반소청구를 인용하였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교용지부담금을 실제 납부한 사람은 박씨인데, 박씨와 이씨가 분양권을 전매하면서 학교용지부담금을 원고가 실제로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거나 프리미엄을 정함에 있어 학교용지부담금을 별도로 계산하여 이를 포함한 금액으로 정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박씨가 이씨에게 학교용지부담금 납부영수증 원본을 교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박씨가 이씨에게 학교용지부담금 환급금에 대한 권리를 양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박씨의 손을 들어 주었던 것이다.

학교용지부담금 환급금에 대한 권리를 양도받은 자는 어떻게 이를 입증해야 할까. 법원의 판결을 보아야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학교용지부담금 납부영수증 원본을 교부받으면서 이와 별도로 명시적으로 학교용지부담금에 대한 권리를 양도받음을 특약하였거나 명시적으로 학교용지부담금을 기재하지는 않았으나 최소한 계약서에 “부동산 전매와 관련한 제세공과금은 매수인이 부담한다”는 규정 정도를 두었다면, 학교용지부담금 환급금 역시 양도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