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의 투자노트 - 김현기 좋은길토지경제연구소 부소장

“우리나라에서는 서민들이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없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미개발지가 훨씬 더 많고, 천만원으로 살 수 있는 땅도 굉장히 많습니다. 개발 가능한 맹지를 직접 비맹지화 시키는 것, 즉 부동산을 곧바로 환금 가능한 ‘동산’화 시키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투자자 자신이 해야 할 일입니다.”

◆내 땅 업그레이드 방법은 내가 찾는다

김 부소장의 말에 따르면 토지 투자에는 개인적인 노력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투자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토지 이외의 부동산도 예외는 아니지만, 김 부소장이 강조하는 노력은 다름 아닌 ‘자신이 투자한 토지의 가치는 자신이 올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토지의 가치를 올리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김 부소장은 그 구체적인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땅을 매입할 때에는 매도 시점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기획부동산에 비유해 씁쓸하지만, 땅을 살 때에는 기획부동산의 마음으로 사야 합니다. 기획부동산은 땅을 매입하기 전부터 어떻게 팔까 연구합니다. 그 덕분에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재빠르게 팔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9년 1월 1일에 땅을 샀다면 그 매도 날짜를 확실하게 정하고 그 기간 동안의 개발 자료를 많이 스크랩해 놓는 등의 행동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투자 시점에서 맹지였던 토지에 소로 건설을 했다면 그 자료 사진을 시기별로 찍어두는 것, 작은 손질이라도 해당 관공서에 알려두는 행동 등도 필수적입니다.”

실제로 김 부소장의 말에 따라 큰 수익을 올린 사례도 많다. 6년 전 지인 5명과 함께 경기도 광주 도척면 궁평리 일대 농업보호구역을 급매물로 3.3㎡당 5만원에 1650㎡를 매입한 한 투자자는 현재 인근에 모 대기업 건설사에서 대형 놀이시설 착공에 들어가는 덕분에 3.3㎡당 300만원 이상의 시세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투자자는 2000년 3월 안면도의 준농림지(지금의 관리지역)을 3.3㎡당 15만원에 매입해 현재 시세 3.3㎡당 200만원 정도의 투자 이익을 보기도 했다. 안면도의 시세 폭등은 큰 성공을 거둔 안면도꽃박람회 덕분에 가능했다. 바닷가와 인접한 곳곳마다 펜션이 들어선 것이다. 더욱이 레저형 기업도시 선정이 되고 나서부터는 호가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한편 김 부소장은 국가산업단지 3곳과 지방산업단지 4곳, 디스플레이단지 4곳이 개발, 조성되는 경기도 파주시와, 2008년 1월 일반산업단지 지정고시에 이어 지정변경, 실시계획이 최종 승인돼 공사착수가 코앞에 다가오는 등 2011년까지 300여 개의 기업이 입주하게 되는 충남 서산시를 투자 적격지의 예로 들었다. 이밖에도 제2의 강동권이라 불릴 만큼 서울과의 접근성, 인접성이 좋고 도로 포장률 100%를 자랑하는 경기도 하남시의 중앙대학교 하남 글로벌 제3캠퍼스 유치 호재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밝히고, 소액 투자를 염두에 두고 신중히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목이 다양한 곳을 선택해야
 
“저 역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지금의 노하우는 묻지마 식 투자 경험 때문에 길러진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고수들은 매수 매도에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들어갑니다. 국책사업이나 지자체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지목이 다양한 토지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김 부소장은 투자성이 높은 땅의 첫 번째 조건으로 지목이 다양한 토지를 꼽았다. 즉 내가 매입한 농지와 인접한 토지의 지목이 다양한 곳이라면 그 지목별 가능한 방식으로의 개발 가능성, 즉 지가의 상승을 쉽게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의 말에 따르면 개발의 단초가 될 토지와의 연계성을 위한 자신의 토지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시청이나 군청, 읍사무소나 면사무소를 부지런히 드나들어 개발 이슈를 꼼꼼히 확인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또한 토지이용계획 확인서를 발급받아 지자체에 가서 개발행위가 가능한지 체크하는 것도 필수다. 그는 이 밖의 노하우로 기획부동산이 작업에 들어간 필지에서 약간 떨어진 곳을 선택할 것, 인접해 있는 필지의 지주가 개발능력이 있는지 살펴볼 것 등도 주문했다. 이는 기획부동산 물건지일수록 큰 거품이 끼어 있으므로 그 옆의 토지를 지주와 직접 거래해 거품이 없는 가격으로 구매한 후 기획부동산의 가격보다 조금 싸게 전매하는 방식을 이용하면 쉽게 환금화가 가능하며, 인접 필지의 지주가 개발을 시도하면 내 토지의 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는 것이다.

◆실패율 줄이는 데 주력할 것

김현기 부소장은 소액 투자자들에게 유망한 종목은 토지와 경매 투자지만, 경매를 통해서 토지에 투자하는 것은 가급적 피하라고 말한다. 경매는 절차가 빨라서 땅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여유 있는 투자를 필요로 하는 토지와는 상극이라는 의미에서이다. 그는 ‘지역 주민을 자주 만날 것, 지자체의 공무원과 친해질 것, 직접 토지를 많이 볼 것, 부동산 업자와 같이 다니는 것보다는 혼자 다닐 것 등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 크게 성공하려 하지 말고, 실패하는 경우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실패율을 줄이는 것이 곧 성공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그는 소액이라도 반드시 여윳돈으로 투자를 시도하고,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고 국토이용 변경, 즉 용도변경을 하라고 주문했다. “안전성을 확보하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오게 됩니다. 5년 동안 두 배 정도의 수익만 기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여유 있는 안목을 가지고 투자할 때에는 이 땅을 이용할 수 있는지, 토지 용도를 바꿀 수 있는지 우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현기 좋은길토지경제연구소 부소장

김현기 부소장은 대한일보, 선데이서울 기자 출신으로 오성부동산경제연구소, 대력토부동산연구소의 소장을 역임했다. MBC, SBS 라디오, 주간동아, 이코노미스트, 뉴시스, 일요신문 등에 부동산 투자에 관한 기고 및 자문을 맡았으며,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의 문화센터에서 부동산투자 강의로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저서에「부동산 투자비법 알면 인생이 바뀐다!」「한 방에 끝내는 부동산 투자비법」「1000만 원으로 독하게 시작하는 땅 투자」「20대 땅 투자로 미래를 준비한다」「부동산 투자 꼭 알아야 할 111가지」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