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저탄소 저에너지 주택 모델.

#장면 1=2020년 10월 수도권의 한 아파트에 신규 입주한 김씨. 화창한 아침, 창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햇빛으로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 김씨는 아직 남아있는 잠을 떨쳐내기 위해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다. TV뉴스를 시청하면서 전자렌지, 토스터 등 가전기구를 이용해 아침식사를 간단히 해결한 김씨는 아침식사 때 발생한 음식물쓰레기를 주방에 설치된 투입구에 버리고, 출근을 위해 승강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승강기안에서 김씨는 음식물쓰레기로 승강기를 움직인다던 관리사무소 직원의 얘기를 떠올리며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을 한다. 지하주차장은 전등을 켜지 않았는데도 대낮같이 환하다. 야근으로 밤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던 김씨는 인적이 드문 밤길을 걸어도 아파트 단지 곳곳을 환하게 비추는 보안등 때문에 두려움이 덜하다. 또한 보안등 불빛을 받아 반짝반짝 은은한 빛을 내는 보행로를 따라 산책을 즐기듯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김씨는 아파트 입주후 전기료나 냉난방비를 내본 적이 없다. 아파트 곳곳에 설치된 태양광, 풍력, 바이오가스 등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시스템과 에너지절감 시스템으로 입주민들이 사용하는 전기와 냉난방을 모두 충당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그린홈 정책이 국내 건설사들의 주택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앞다퉈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저에너지 소비형 ‘그린 아파트’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전기료와 냉난방비를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제로 에너지 아파트’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지난 1995년 업계 최초로 친환경 개념을 아파트에 도입, ‘그린홈, 크린아파트’를 선보인 대우건설은 지난달 26일 2011년에는 에너지 절감률 50%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모든 아파트를 에너지 사용량이 전혀 없는 ‘제로에너지 하우스’로 짓겠다고 밝혔다.

아파트에 태양광, 바이오가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된 전기는 가정내 조명과 온수는 물론 단지내 보안등, 승강기 등의 공용전력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기본 골자다. 여기에다 고효율 단열재 등으로 밖으로 새나가는 에너지를 추가로 절감해 에너지 자족이 가능한 주택을 일반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목포옥암 푸르지오 모습. 이 곳은 국내 민간업체 최초로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도입, 아파트 전체 사용량의 5%에 해당하는 하루 최대 600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미 지난 2007년 목포옥암 푸르지오에 국내 민간업체 최초로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적용해 입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목포옥암 푸르지오는 총 680여장의 태양광발전 모듈을 설치해 아파트 전체 전력 사용량의 5%에 달하는 하루 최대 600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된 전기는 단지내 복도, 주차장, 승강기 등의 공용전력으로 사용하고 2008년 기준으로 가구당 한해 약 20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절약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초에너지절약 공동주택’을 미래 핵심가치 기술로 선정하고, 국내 최초로 에코 3리터 하우스 개념을 주택에 도입, 2012년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에코 3리터 하우스’는 ㎡당 연간 3리터의 연료만으로 냉난방을 할 수 있는 주택이다. 이 기술에는 대림이 자체 개발한 3중 유리 및 수퍼단열재, 폐열 회수형 환기 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대림산업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 울산 유곡 e-편한세상을 시작으로 업계 최초로 모든 확장형 아파트를 냉난방 에너지가 30%까지 절감되는 초에너지 절약형으로 시공하고 있다. 현재 시공중인 신당 e-편한세상은 에너지량을 평균 40%까지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효율 1등급의 초에너지 절약형 주택이다. 2010년부터는 냉난방에너지 50% 절감 아파트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삼성건설은 그린 주택사업 기술 개발로 아파트 에너지 소비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건설은 지열냉난방시스템과 태양광발전, 태양열냉난방시스템을 비롯해 이중외피시스템, 공기벽시스템, 물이용 효율화기술, 생태배려설계 등 다양한 종류의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입주한 ‘대구 달성 래미안’과 지난해 분양한 ‘용인 래미안 동천’에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 대구 달성 래미안은 지중열 시스템으로 연간 17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동시에 1년 관리비 400만원 정도를 절감하고 있다.

삼성건설은 오는 11월 친환경 주택기술을 총망라한 ‘그린 투모로우’ 모델하우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상품화는 늦었지만 삼성건설은 ‘그린 투모로우’를 향후 2~3년내에 70%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친환경과 저에너지를 결합한 ‘카본-프리’ 개념을 도입한 아파트를 지난해 선보였다. 카본-프리 아파트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아파트 건축 및 단지조경 등에 친환경 시스템과 재료를 사용한 주택이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힐스테이트 아파트에 태양광 발전과 소형 풍력발전시스템을 설치하고 지하주차장 천장에 빛을 통과시켜 연료 사용을 감소시키는 에너지 절감형 설계를 적용한다. 게다가 벽체에는 고단열재와 친환경 마감재를 쓰고 절수형 변기, 부엌 쓰레기 건조대, 실별 온도조절 장치, LED 조명을 설치한다. 빗물 집수, 정화 기능의 생태연못, 옥상 녹화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2012년까지 50%까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아파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태양광, 태양열, 지열시스템을 비롯해 빗물 재활용시스템 등 에너지절약형 아이템을 적용, 미래 친환경 주택모델인 ‘에너지 프리 자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의 기술개발 핵심분야는 신재생에너지 적용과 최적 설계를 통한 에너지 저감이다. 현재 건물통합형 태양광발전 시스템(BIPV)를 설치해 전력 생산기술을 연구하는 한편 지열 하이브리드시스템의 상용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에 최대 50% 에너지 절감 주택을 선보이고, 오는 2013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제로에너지 아파트’를 일반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건설분야에서의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적용 기술 연구에 한창이다. 80% 이상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기술적요소 검토를 이미 마쳤으며, 자연형 조절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는 패시브하우스의 개념을 도입해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주요 건설사별 제로 에너지 아파트 보급 계획>

건 설 사	내 용
현대건설	2012년 에너지 50% 절감 아파트 공급
삼성건설	2012년 친환경 주택 ‘그린 투모로우’ 상용화
대우건설	2011년 에너지 절감률 50% 아파트 공급
대림산업	2012년 ‘에코 3리터 하우스’ 상용화
GS건설	2013년 ‘에너지 프리 자이 아파트’ 공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