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가격은 흔히 ‘고무줄’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조그만 힘을 줘도 쉽게 움직이고, 반면에 힘을 놓아버리면 즉각적으로 위축된다.

국내 재건축 시장은 IMF경제위기 이후 주택시장의 큰 화두가 돼왔고, 강남권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직접적인 요인이 돼왔다. 하지만 2008년 국내주택시장은 고공행진에 종지부를 찍는 듯한 느낌을 전해줬다. 버블세븐지역의 가격이 붕괴되고 거래가 실종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로 인해 재건축시장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아왔다.

현 정부는 출범부터 도심재생사업을 국정핵심추진과제로 책정했고, 그에 따라 재건축ㆍ재개발사업은 매우 중요한 아이콘이 돼왔다. 무엇보다 정부가 용적률 완화, 임대주택건립의무 및 소형평형 의무건설비율의 폐지 등을 담은 재건축규제완화책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지만 서울시가 이에 대한 적극적인 맞장구를 쳐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소 추진이 어렵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 역시 지난 1월 19일에 '한강 공공성 회복선언'의 후속조치로 ‘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압구정ㆍ성수ㆍ여의도ㆍ이촌)와 ‘유도정비구역’ 5개 지구(망원ㆍ당산ㆍ반포ㆍ구의자양ㆍ잠실)를 지정했다. 이로 인해 1월부터 한강변주변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 가격이 수요층의 높은 관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재 재건축규제의 최대 화두는 "소형평형의무비율, 임대아파트건립비율, 재건축개발이익부담금의 3가지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이다. 특히 소형평형의무비율은 정부와 서울시간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어 이에 대한 규제완화가 어떠한 식으로 해결되느냐에 따라 올해 하반기 재건축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인천광역시, 그리고 이를 둘러싼 위성도시(수원, 안양, 부천, 성남 등)의 수도권 재건축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은데, 그 시작은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한다. 재건축규제완화내용 중 특이한 사항이 바로 안전진단기간을 축소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2월6일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시행령의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8월7일부터 예비안전진단을 폐지하고 정밀안전진단으로 일원화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안전진단 시기 또한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가 아닌 ‘정비계획수립 때’로 조정됨으로써 추진 주체가 기존조합 등의 사업시행자 주도에서 구청주도로 넘어간다는 사실이 향후 조합설립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이러한 안전진단과 무관한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그동안 재건축하면 떠오르는 곳은 단연 아파트단지나 연립주택이었다. 하지만 최근 규제완화로 단독주택 재건축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방배역~내방역의 방배로와 내방역~이수역의 지하철7호선상의 서초1~9구역까지의 단독주택 정비예정구역은 장재터널 건설 및 제2테헤란로 개발 기대감으로 높은 관심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급등현상으로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다소 위축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물론 경제상황의 회복속도가 늦춰질 경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얘기지만 재건축 물량이 대부분 강남4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 추진은 주변지역의 전세가격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향후 정부와 서울시 간의 마찰 요인들은 결론적으로 조율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따라 뉴타운ㆍ재개발사업과 함께 올해 하반기쯤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특히 현재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인 편이며, 또한 공공주도형 재건축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다면 그 추진속도는 예전에 비해 빨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에 따라 당분간 재건축아파트가격은 하방경직성을 보이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