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분양 상가를 싸게 매입         

 홀어머니를 모시고 식당을 운영하는 방정금씨, 오늘따라 손님이 많아 기분이 좋았는데 어찌 알고 가게 주인이 다녀간다. ‘에휴, 장사 조금 잘 되는 걸 보고 가셨으니 또 월세 올려 달라 하시겠네, 어쩌나...’ 방정금씨의 혼잣말을 들은 단골 손님 사유라씨, ‘그러지 말고 상가 하나 분양 받으세요. 

옆 사거리에 새로 짓는 대박타워 건물 있죠? 분양하는 사람을 알고 있는데 소개시켜 줄께요. 마침 미분양된 호실이 한 두개 남았다던데 싸게 분양받게 해 줄거야. 대출받아서 상가 분양 받고, 월세 낸다 생각하며 이자 내면 되지’ 이렇게 해서 대박타워 분양실장이라는 황경수를 만나게 된 방정금. 대박타워 지하 1층 분양사무실에서 대박타워 207호실에 대하여 계약금 1억, 중도금 1억, 잔금 4억원 합계 6억원으로 분양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2. 이중 분양이면 공동으로 장사할까? 

중도금까지 낸 방정금씨, 잔금은 대출을 받아 낼 수 있게 해 준다는 황경수 실장의 말만 믿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중 ‘내 가게 잘 있나 보고 와야겠네, 인테리어 어떻게 할지 구상도 좀 하고’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대박타워로 향한다. 

그런데, 방정금씨가 분양받은 207호에서 다른 사람이 이미 인테리어를 끝내고 개업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상가가 이중 분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방정금씨, 개업준비가 한창인 전용준씨에게 다가가 말한다. ‘이보세요, 나 이 상가 분양받은 사람인데, 우리 둘 다 속은 것 같으니 이곳에서 같이 장사해요. 천하일색 박정금 보셨죠? 거기서도 우리와 비슷한 경우를 당해 결국 두 가족이 한집에 살잖아요’ 그러나 전용준씨는 콧웃음만 칠 뿐. ‘난 7억원에 분양받았어요. 
그리고 내가 분양 받을 때 벌써 은행 감정가가 10억이었다구요. 6억원에 분양받은 사람이 1억원을 더 준 저와 똑같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이 상가는 이미 저 전용준 이름으로 등기까지 되었답니다. 일하는데 방해되니 좀 나가주시겠어요?’ 

3. 분양실장만 책임지나?

알아 봤더니, 부동산의 시가가 오르자 황경수 실장이 더 높은 가격에 상가를 분양하고 싶은 욕심에 방정금씨가 전용준씨에게 전매하는 것으로 서류를 꾸며 분양자 명의 변경절차를 거쳤던 것. 방정금씨가 분양회사를 찾아가 ‘그럼 이미 지급한 계약금 중도금 합계 2억원이라도 돌려 달라’고 했지만, 분양회사측에서는  ‘우리는 7억 받고 전용준에게 207호 분양한 것밖에 모른다. 

당신 돈은 황경수가 중간에서 가로챈 것 같으니 황경수한테 가서 알아 봐라. 황경수는 처음부터 정식 직원이 아니었고, 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 이에 방정금씨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야기속법률

1. 등기 명의자가 소유자  

전용준씨가 분양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지급한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하였으므로 대박타워 207호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습니다. 전용준씨가 모든 사정을 잘 알면서 적극 가담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방정금씨가 전용준씨를 밀어내고 상가 소유자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공동으로 식당을 운영하자는 방정금씨의 제안도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2. 분양회사의 책임

분양 실장인 황경수씨가 분양명의자를 방정금씨 동의 없이 전용준씨로 변경하고, 방정금씨가 납입한 계약금 및 중도금까지 돌려 주지 않은 것은 분양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분양회사가 황경수씨의 사용자로서 법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황경수씨가 정식 직원이 아니어도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인 바, 분양회사 입장에서는 황경수씨를 통하여 분양 업무를 진행하여 영업상 이익을 얻었으므로 그에 따르는 법적 위험도 부담하는 것이 공평할 것입니다.

3. 전보배상

 방정금씨는 이미 납입한 계약금 및 중도금만이라도 돌려받기를 원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전용준씨로 등기가 이전되어 방정금씨가 207호를 분양 받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이상, 방정금씨에게는 207호를 분양 받은 것과 동일한 정도의 이익을 보장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즉 분양대금 6억원을 지급하고 당시 상가 시가인 10억원 상당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중도금까지 지불하였으니, 잔금 4억원을 지급할 의무․10억원 상당의 상가를 받을 권리를 계산하여 공제하면 방정금씨는 분양회사에게 6억원을 손해배상(전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편 방정금씨에게 6억원을 배상한 분양회사는 자신의 피용자였던 황경수씨에게 구상할 수 있습니다, 황경수씨에게 특별한 재산이 없어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게 되는 위험은 황경수씨를 고용한 분양회사에서 최종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4. 가등기의 필요성

계산상으로는 방정금씨는 앉아서 4억원을 번 셈입니다. 그러나 분양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시가차액 상당의 이익이 방정금씨에게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무엇보다 방정금씨는 지금쯤 대박타워 2층에서 장사를 이미 시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이중계약 또는 서류 위조 등에 의하여 목적 부동산이 타인에게 넘어 가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 등기 비용이 들더라도 계약금 또는 최소한 중도금 지급 시 소유권이전등기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미리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