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이름값이 비싼 상품은 코카콜라이다.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코카콜라 브랜드 가치는 400억달러를 훌쩍 넘는다. 코카콜라와 비교하면 많이 뒤처지지만 우리나라의 삼성도 세계 시장에서 알아주는 브랜드이다. 브랜드가치 평가기관으로 인터브랜드와 쌍벽을 이루는 밀워드 브라운이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를 통해 지난달에 발표한 ‘모스트 파워풀 브랜드(Most Powerful Brands)’에서 삼성(SAMSUNG)의 가치는 118억달러(58위)에 랭크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캐논이나 파나소닉 등보다도 훨씬 앞섰다.

브랜드 가치는 작명을 잘 한다고 해서 저절로 얻어지는게 아니다. 제품의 이름이나 디자인도 좋아야하지만 이보다는 품질에서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신뢰를 놓쳐서는 안된다. 기업의 이미지도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공들여 브랜드 가치를 높여놓았어도 끊임없이 관리하지 않으면 쉽게 추락하고는 한다. 요즘처럼 시장의 변화가 빠르고 고객의 욕구가 다양화되 있는 상황에선 브랜드 가치를 높이거나 유지하기가 더욱 힘들다.
브랜드 가치는 제품이나 기업에만 해당되는게 아니다. 연예인의 경우는 브랜드 가치가 성공의 잣대로 작용한다. 골프장은 이름에 따라 회원권 가격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과거에는 주로 지역명을 골프장 이름으로 사용하였으나 이제는 영문으로 바꾼 곳이 많다.

아파트 가격도 브랜드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 본지가 창간10주년을 맞아 조사한 결과에서도 브랜드에 따라 평균 12%를 더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이다. 아파트는 일반 소비재 등과 마찬가지로 기업이 얼마나 투자하고 공들였냐에 따라 브랜드 가치가 달라진다.

주거지역으로 들어가면 더욱 편차가 크다. 서울 강남과 강원도의 중소도시를 비교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바로 옆 동네인데도 아파트값이 몇천만원 이상씩 차이를 보인다. 서초구 방배동과 동작구 사당동을 보자. 행정구역만 나뉘어져 있지 바로 붙어있는데도 아파트 가격은 평균(3.3㎡당) 800만원 이상 차이를 보인다.

요즘 디지털미디어시티로 부각되고 있는 마포구 상암동과 인근의 은평구 수색동은 1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 경우는 특정지역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주거환경이나 지역개발 등에 따라 그 지역의 이름값이 매겨지는 현상이다.

이처럼 브랜드는 어떤 이름을 사용하는가 보다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진다. 가끔 우리 주변에는 이름이 좋지않아서 일이 잘 안풀린다고 작명소를 찾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코카콜라가 오늘날 전세계인들이 찾는 일등 브랜드가 되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자세히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