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7.1 월 11:11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재테크

집값폭등땐 대출금 갚고 차익 챙긴다

주택연금 손익계산 7월12일 시행..부부65세6억 주택은 月171만원 받아 남자 82살·여자 86살까지 살아야 손해 안봐

2007년 07월 18일 (수) 00:00:00

문윤홍

주택연금(일명 역모기지)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처럼 받는 대출 상품이다. 은행에서 팔지만 공기업인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을 서준다. 일부 시중은행의 역모기지는 종신 거주와 종신 지급을 보장하지 못하지만 주택연금은 자기 집에서 평생 살면서 사망 시까지 연금을 지급 받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결국 집은 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는 고령자에게 노후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7월12일 첫 선을 보인 주택연금이 주택소유와 상속의 기존 관행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의 상당수 고령자는 주택을 ‘소유와 상속’의 개념으로 인식돼 왔지만 주택연금이 본격 시행되면 ‘거주와 이용’의 수단으로 변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본인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신청하면 매달 일정액을 종신까지 지급 받게 되지만 저당 잡힌 주택은 상속이 어렵게 된다. 이 때문에 한국적인 가족관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주택연금이 시행되면 주택연금 가입을 놓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부모 사후(死後)에 주택 상속을 바라는 자녀가 부모의 가입을 반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이 급등해 자력(自力)으로 주택을 마련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여건 때문이기도 하다. 상당수 부모는 살던 집을 결혼한 자녀에게 상속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역모기지 상품을 먼저 취급한 일부 시중은행에선 역모기지를 신청한 부모의 장남이 강력히 반발해 부모가 계약을 철회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고령자 부모와 자식이 한집에 사는 경우 주택연금 신청에 따른 갈등의 골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면 자녀들이 부모에게 주택연금 가입을 주선하는 사례도 적잖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주택연금 시행을 앞둔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젊은 층이 부모를 위해 가입절차를 물어오는 전화상담도 늘었다고 한다. 고령자 부모에게 생활비를 대드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진 자식들 처지에선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운영되나?=부부 모두의 나이가 만 65살 이상이고 시가 6억원 이하의 집 한 채를 갖고 있다면 사망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남편과 부인 한 쪽이 65살이 안 됐다면 65살까지 기다려야 한다.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 살더라도, 또 특별한 소득이 없더라도 신청할 수 있다.
주택연금을 탄 사람이 사망할 경우 배우자가 연금을 받게 된다. 배우자마저 사망하면 주택금융공사는 그동안 받은 주택연금과 이자를 환산한 뒤 경매를 통해 주택을 팔게 된다. 예를 들어 연금을 받고 사망한 사람이 쓴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이 3억 원이고 집값이 4억 원이었다면 남은 돈은 상속인(자녀)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대출금이 주택가격을 초과하더라도 상속인들이 초과 대출금을 대신 내지 않아도 된다.
담보로 제공하는 주택은 시가 6억원 이하 단독 혹은 공동주택이어야 하며 전답이나 임야 나대지 잡종지 분양권 등은 안 된다. 이용 도중에 주택가격이 상승해 6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상관없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집에 1년 이상 거주했어야 신청 자격이 주어지며 주거 이전 목적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계약이 중도에 종료된다.
주택에 가압류 가처분 경매 등이 없어야 하고 연금을 지급받는 동안에는 담보주택에 전세를 줄 수 없다. 주택 가격은 국민은행이나 한국감정원의 인터넷 시세 또는 한국감정원의 감정평가를 통해 결정된다.
한편 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가입자에 대해선 세제 혜택이 부여된다. 주택가격이 3억원 이하이고 국민주택 규모(85㎡) 이하이며 연소득 1200만 원이하인 경우가 해당된다. 이 경우 주택연금에 담보로 잡힌 주택은 재산세가 25% 감면되고 200만원 한도에서 대출이자 비용이 소득공제 처리된다. 소득공제 증빙자료는 주택연금을 신청한 금융기관에 문의하면 된다.
◆매월 얼마나 받을까?= 신청이 완료되면 매월 동일한 금액을 종신까지 지급받게 된다. (종신지급 방식) 집값이 중간에 오르거나 떨어져도 월 지급액에는 변동이 없다. 월 지급금은 가입 연령이 높을수록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더 많이 나온다.
이를테면 가입연령이 만 65세인 경우 집값이 2억원이면 월 57만원, 4억원이면 114만원, 6억원이면 171만원 가량 지급된다. 또한 가입연령이 만 70세인 경우 주택 시가가 2억원이면 월 71만원, 4억원이면 142만원, 6억원이면 208만원 정도 나온다.
가입 연령은 부부 중 나이가 적은 쪽을 기준으로 삼는다. 집값이 3억원이고 남편은 만 68세, 부인은 만 65세인 부부가 올 7월에 가입했다고 하면 부인의 나이를 기준으로 해 7월부터 월 85만 원가량 지급된다.
연금지급 기간은 부부 모두 사망할 때까지이다. 예를 들어 남편이 82세가 되는 2001년에 사망해도 6개월 이내에 부인이 주택 소유권을 이전받고 대출금에 대한 채무인수 절차를 완료하면 연금을 계속 지급받을 수 있다.
만일 병원비가 갑자기 필요하거나 자녀 결혼이나 유학 등으로 큰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대출 한도 30% 이내에서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종신혼합 방식) 주택을 처분한 가격이 대출금보다 적어도 그 차액에 대해 가입자나 상속자가 갚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주택을 판 가격이 대출금보다 많아 돈이 남으면 가입자나 상속인에게 돌려준다.
◆이익일까 손해일까?= 금리·집값·나이를 놓고 주택연금의 손익계산서를 한번 따져 보자. 주택연금은 가입할 때 처음 받은 금액을 사망할 때까지 평생 받는다. 금리는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주택연금도 집을 담보로 대출받기 때문에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금리는 3개월물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에 1.1%대의 가산 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변동금리는 시중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따라 올라 손해를 보고, 금리가 내리면 이익이 된다. 고정 금리는 그 반대다. 주택연금을 받는 사람은 금리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집값이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 집값이 오른다고 해서 매달 받는 연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져도 연금이 줄지는 않는다. 집값이 거침없이 오른다면 계약을 한 사람에겐 손해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집을 팔아 대출금을 갚고 차익을 챙길 수도 있다.
주택연금은 통계청의 ‘완전 생명표’를 기초 자료로 하고 있는데, 현재 시점에서 65살의 남자가 가입하는 경우는 82살, 여자는 86살까지 산다는 가정 아래 만들어졌다. 즉 남자는 82살 이상, 여자는 86살 이상 산다면 주택연금을 받는 것이 이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