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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돌문어·부산곰장어 맛 아시나요

맛따라… 향기따라… - 논현동 ‘돌·곰·네’

2007년 06월 11일 (월) 00:00:00

부동산신문

renews@renews

살짝 데친 돌문어 숙회 감탄사 절로
곰장어 구이도 60년대 우수한 맛 그대로
돌ㆍ곰ㆍ네는 통영 돌문어와 부산 곰장어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다.
인터넷을 통해 맛집으로 알려져 있고 방송인들과 연예인들이 많이 찾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서울 성수대교에서 직진하여 관세청 앞 두산빌딩 뒤쪽으로 오면 논현 2동 동현아파트가 있고 그 지하상가 건물에 돌ㆍ곰ㆍ네(02-3446-2928)라고 쓰인 상호가 보인다. 간판에는 상호와 함께 생생 돌문어와 연탄불 곰장어 전문이라고 쓰여 있다.
동네 아파트 주민들은 오히려 잘 모르고 있는데, 외부에서 많이 찾아오고 있다. 그렇게 널리 알려진 음식점치고는 장소와 규모가 너무 조촐하여 놀라울 정도이다.
동현 아파트 지하상가를 찾아 협소한 출입구를 통해서 내려가면 거의 활성화가 되어 있지 않은 지하상가 안에서 유일하게 밤이 늦도록 불 밝히고 비좁은 자리를 가득 메우고 돌문어와 곰장어 요리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소박하고도 정겨운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어느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풋풋하게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싶을 때 생각나는 집이다.
주방과 홀이 거기서 거기이고 서로 비집고 들고나야 할 정도로 좁은 음식점이지만 그래서 더욱 사람끼리 가깝게 느껴지는 분위기를 준다.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드는 박명자(59) 사장은 오랜 세월 소규모의 백반집을 해 오다가 3년 전부터 돌ㆍ곰ㆍ네를 운영해 오면서 스스로 성공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다. 두 딸 이민경(25), 이희경(23)이 공부하는 틈틈이 운영 아이디어를 내고 차림표를 짜며 벽을 장식하는 등 조리 이외의 분야를 돕고 있어 주위의 칭찬을 듣고 있다.
돌ㆍ곰ㆍ네의 주 재료인 돌문어와 곰장어는 수족관을 두고서 손님이 오는 즉시 살아 있는 재료를 건져 요리를 시작한다. 돌문어는 깊은 바다 속, 돌 사이에서 사는 문어로 통영에서 하루 또는 이틀에 한번은 배달을 받는데 그 맛이 탄력이 있고 고소하다. 곰장어는 부산에서 거의 매일 배달을 받아 쓰고 있다. 문어나 곰장어는 저열량 다이어트 식품으로, 바쁘면서도 활동량이 적은 현대인들의 건강에 적합한 음식으로 원기 회복에 좋아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다.
돌ㆍ곰ㆍ네의 주 차림인 돌문어 숙회는 살아 있는 돌문어를 살짝 데친 다음에 얇게 회쳐서 기호에 따라 세가지 종류의 소스(기름소금, 겨자간장, 초간장)를 찍어서 깻잎에 풋고추, 마늘과 함께 싸서 입안에 넣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입맛이 돈다. 또한 삶아 얇게 썬 문어와 미나리, 양파, 오이, 당근, 무우 생채들을 달콤, 새콤, 매콤하게 무친 돌문어 야채무침은 또다른 풍미를 느끼게 한다.
좀 따뜻한 음식을 먹고 싶으면 돌문어 굴 매운탕을 주문하면 된다. 문어, 굴, 미나리, 부추, 깻잎 등을 가득 넣고 보글보글 끓인 뚝배기를 가운데 두고 좋은 사람들과 담화를 나누는 시간은 건강한 시간이 될 것이다.
돌ㆍ곰ㆍ네의 2번 타자 곰장어 구이는 60년대 부산 자갈치 시장의 재래식 무침을 그대로 재현하여 주방에서 일차 연탄불 위에 초벌구이를 하여 손님 식탁에서 다시 굽는데 그 구수한 냄새와 잘 익어가는 소리가 돌문어 요리를 먹고 있는 옆 식탁에서도 자꾸 건너다 보게 하여 한 젓가락 정도는 동냥해 보고 싶어진다.
돌문어나 곰장어의 뒷마무리를 하고 싶은 분이라면 여기서 잔치국수 한 그릇을 주문하여 새콤하게 익은 열무 김치를 한젓가락 넣고 휘저어 먹으면 오늘 하루는 좋은 하루!
다른 메뉴로는 삭힌 홍어와 익은 배추 김치의 환상의 조화가 있다.
애주가가 아니더라도 도톰하게 부친 해물 전과 함께 한잔 술을 곁들이고 멸치국물에 끓인 미역국을 떠먹으면 다시 한번 더 좋은 하루가 된다.
주문한 음식을 거의 먹을 때 쯤이면 돌ㆍ곰ㆍ네의 진실한 마음이 담긴 서비스 음식인 보리밥 열무김치 비빔밥이 나와 입안을 그야말로 한국식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해준다.
서비스로 드리는 음식에 가장 정성을 다한다는 박명자 사장의 순박하고도 토속적인 모습에서 아, 어머니! 라는 감동의 단어가 떠오른다.
변애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