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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채권양도

이상진 기업은행 부장/법학박사

2006년 09월 27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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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란 채권을 그 내용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하는 계약을 말한다.
매매에 의하여 부동산의 소유권(물권)을 이전하듯이 채권도 하나의 재산으로 그 이전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채권이 A로부터 B에게로 이전하는 현상은 여러 가지 경우에 일어날 수 있다. 대위로 인한 채권의 이전, 법원의 명령에 의한 채권이전, 유언으로 인한 채권이전, 채권양도에 의한 채권이전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채권은 다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채권자가 특정되어 있는 채권(예 : 예금채권·대출금 등 차용금채권·도급공사대금채권 등)을 지명채권이라고 하고, 증권상에 기명된 자 또는 그가 배서에 의하여 지시하는 자가 채권자가 되는 채권(예 : 어음·송금수표·기명주식·창고증권·화물상환증·선하증권 등)을 지시채권이라고 하고, 증권의 정당소지인이 채권자가 되는 채권(예 : 자기앞수표·당좌수표·무기명주식·무기명사채·무기명정기예금증서 등)을 무기명채권이라고 한다. 위 지시채권, 무기명채권은 반드시 채권을 나타내는 증권(곧 유가증권이다)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이를 증권적 채권이라고 한다.
지명채권의 양도방법은 당사자간의 양도합의로 양도된다. 설사 양도증서를 작성했다 해도 이는 한낱 증권증서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지명채권은 원칙적으로 양도성이 있어야 양도할 수 있다. 지명채권은 원칙적으로 양도성을 가진다(민 449·). 그러나 예외적으로 다음과 같은 양도의 제한이 있다.
즉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치 않는 것인 때(민 449·단), 예컨대 초상화를 그리게 하는 채권·위임계약상의 위임인의 채권 등이다. 또 당사자간에 양도금지 등의 제한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은행예금의 경우 양도나 담보권설정에는 은행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당사자간의 약속도 유효하다. 다만,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그 사실을 모르고 양수한(선의의) 제3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은 양도금지특약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채권을 양수한 사안에 있어서 제3자의 중대한 과실을 악의와 같이 취급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판 1996. 6. 28. 96다18281). 또한 부양청구권(민 979), 각종 연금청구권(공연32, 군연7, 국연54), 보험금청구권(군보14)등 법률상 양도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지명채권의 양도는 당사자간의 합의로 효력이 발생하지만, 채무자나 제3자는 이를 모르고 있을 것이므로 이들에게 채권양도를 대항하자면 일정한 대항요건이 필요하다. 즉, 채무자에 대한 대항요건은, 양도인의 통지(양수인의 통지는 안 됨)나 채무자 자신의 승낙(양도인이나 양수인 누구에게 해도 좋다)이다(민 450·). 법률상으로는 말로만 해도 무방하나, 실무상으로는 서면으로 함이 일반이며 또한 이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채무자 이외의 제3자(그 채권에 대한 압류채권자·이중양수인·체납처분으로 압류통지를 한 국가 등)에 대한 대항요건은 서면으로 한 확정일자가 있는 통지 또는 승낙이다(민 450·).
따라서, 채권양도통지서나 채권양도승낙서가 있더라도 그 서면상에 확정일자를 받지 아니하면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이러한 결과, 어느 은행에서 담보로서 차주로부터 그의 공사대금채권을 양도받고 도급자(공사대금채무자)의 채권양도승낙서만 받아놓고 안심하고 있었던바(즉, 공증인에게 가서 그 위에 확정일자를 아니 받아두었다), 그 후 차주가 신의를 어겨 다른 은행에 이중양도를 하고 이 나중 채권양도는 제3자 대항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확정일자를 받아두지 못한 은행은 나중의 은행에 대항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뒤의 압류채권자에게도 우선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