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기업은행 부장/법학박사

부동산을 매도할 때 매도인은 하자 없는 물건을 매도할 의무가 있다. 만약 매도한 물건에 문제가 있으면 매도인이 책임을 지는 데 그 매도인의 책임에 대해 알아본다.

 매도인의 담보책임이란 매매계약으로 인하여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부담한 재산권이전의무를 매도인이 이행할 수 있었더라도, 현실적으로 매수인이 취득한 권리가 불완전한 상태에 있다거나 권리의 객체인 물건이 예상된 상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이 매수인이 취득한 권리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책임을 말한다.

원래 매매는 유상계약이므로 매수인은 매도인으로부터 재산권을 이전받고 그 대가로서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매매의 목적인 권리나 물건에 대하여 일정금액이 정해지게 되는데 이것은 그 권리나 물건이 그 대금액에 상응하는 정도의 수량이나 상태를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당사자인 매도인 및 매수인에 관해서도 매도인에 의한 권리 또는 물건의 급부와 매수인에 의한 대금의 지급 사이에는 적어도 등가적 균형관계가 존재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하는 것은 계약에 기하여 기대된 바의 수량이라든가 상태를 구비한 권리 또는 물건을 취득하기 위함이며, 또 매도인은 매매의 목적인 권리나 물건의 일정한 수량이라든가 상태의 구비를 예정하여 대금을 결정함으로써 그 권리나 물건이 계약에서 정한 바의 수량이나 상태를 구비할 것을 담보한 것과 같은 형태가 되기 때문에, 만약 매수인이 기대한 바의 재산권을 취득할 수 없다면 매도인에게 책임을 부담시킴으로써 매수인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또 이것은 구체적인 개개의 매매에 있어서 개개의 매수인을 위하여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문제로서 등가교환의 원칙에 의해 지배되는 자본제 경제하에서 상품의 유통·교환의 수단으로서의 매매에 의하여 거래의 신용을 유지하여 누구라도 안심하고 매매거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어떠한 경우에 발생하며, 또 어떠한 내용을 갖는 것일까?

민법에 규정되어 있는 일반적인 것으로서는 권리에 하자가 있는 경우의 담보책임(민 570∼577)과 권리의 객체인 물건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의 담보책임(민 580∼582)으로 대별되는 것이 보통이다.

 민법이 인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말하면 일정한 조건하에서 매수인에게 다음과 같은 대금감액청구권·계약해제권·손해배상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1) 대금감액청구권

 예를 들면, 택지 100평을 1평당 5만원씩으로 하여 합계 500만원의 대금으로 매매했는데, 실제로는 90평밖에 없었던 때에는 부족분 10평의 대금에 해당하는 금액 50만원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민 572①, 575, 578①). 대금지급 전에 이 감액을 청구하는 것이 보통이나, 이미 대금을 지급한 때에는 감액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2) 계약해제권

 만일, 매매의 목적물인 권리 또는 그 객체인 물건 자체에 하자가 있었다면 매도인은 처음부터 매수하지 않았으리라는 특수한 사정이 있다거나, 그러한 하자로 인하여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조건으로 하거나 혹은 어떠한 조건의 구비도 필요로 함이 없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경우가 규정되어 있다(민 570, 571, 572, 574, 575, 576, 578, 580). 계약을 해제하면 그 계약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되어, 이미 이행을 완료한 부분이 있으면 당사자는 그것을 서로 반환하여 원상회복을 해야 한다(민 548).

(3) 손해배상청구권

 매매의 목적인 권리 또는 권리의 객체인 목적물 자체에 하자가 있음으로써 매수인이 손해를 입었다면 매수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 570, 572, 574, 575, 576, 578, 580). 단,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해서는 다툼이 있다.

(4) 경매에서의 담보책임

 민법은 경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경락인(담보책임에서의 매수인의 지위를 가짐)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578조와 제580조의 2항의 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서 담보책임의 주체인 매도인의 지위에 있는 자는 경매상의 채무자라고 해석된다.
 민법의 담보책임이 적용되는 경매는 공경매(민사집행법상 경매, 국세징수법상 공매)를 말하므로 사경매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매에서의 담보책임은 권리의 하자에 대해서만 인정되며 물건의 하자에 대해서는 인정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