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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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보유세 강화 방안 논란

"투기억제 도움될 것" VS "조세저항 불보듯" `㎡당 시가' 적용해 과세..지자체 수용여부가 관건

2003년 12월 04일 (목) 00:00:00

전성필

3일 재경부가 발표한 아파트 보유세 강화 방안에 대해 아파트의 투기수요를 잡고 과세형평의 원칙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여론과 조세저항에 부딪혀 큰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재산세 과표 기준을 면적 기준에서 국세청 시가기준으로 바꿔 아파트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을 늘린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남 아파트 값만은 잡고 말겠다'며 강조해온 부동산 안정대책의 연장선상에서 단행된 조치로서 건물과표 산정방법의 일대혁신으로 평가된다.
또한 같은 시가의 재산에 대해 같은 수준의 재산세를 부과한다는 과세형평의 원칙을 적용하면서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형평성 시비를 가라앉히려는 뜻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강남 아파트 재산세가 최고 6~7배 인상됨으로써 다주택 보유자 특히 강남 아파트 소유자 부담은 크게 늘고 고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더욱 위축될 것이기 때문에 강남 아파트의 투기수요를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별다른 소득기반을 갖고 있지 않아도 은행대출 등을 통해 강남 아파트를 2~3채 씩 구입하는 전문 투기꾼들이 적지 않았지만 재산세의 대폭적인 인상으로 이 같은 투기행태가 힘들어졌다는 지적이다.
재경부는 이번 조치로 대전. 대구, 광주 등 지방 대도시의 아파트 값은 현재와 같거나 다소 내리고, 특히 서울 강북 및 용인, 김포 등 수도권의 저가 대형아파트는 20∼30%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아파트를 포함한 전국의 공동주택 697만채 가운데 재산세 변화는 183만채가 0∼30% 감소하고 358만채는 0∼30% 증가, 88만채는 30∼50% 증가,45만채는 50∼100% 증가, 23만채는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반영 체제로의 전환은 그러나 강남 등 재산세가 많이 오르는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주민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등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기준시가가 최소 5억원이 넘는 아파트의 소유자들이 연간 80만원 정도 재산세를 더 낸다고 `눈도 꿈쩍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지만 지난 10ㆍ29 대책이후 대폭 강화된 부동산 거래세까지 감안하면 조세저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고가 아파트의 경우 전체 가격에 비해 재산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부동산 가격안정에 대한 상징적인 효과 이상의 실질적인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재산세가 지방세라는 점에서 과표 결정·고시권자가 지방자치단체장인 만큼 주민여론을 앞세워 행자부의 개편 권고안에 대해 단체장이 반발하는 사태를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밖에도 단독주택 및 상가건물 보유자들에 대한 불평등성 문제, 부동산 투기와 관계없는 장기 보유자는 오히려 역차별을 당했다고 느낄 수 있는 형평성의 문제가 남아 있기도 하다 있다.
행자부는 서울 등 지역공청회를 개최해 여론을 수렴하는 등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자치단체와 협의해 내달 개편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건물과표 산정방식을 아예 토지에 대한 공시지가제도처럼 개별건물마다 공시건물가격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