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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통풍권도 환경권", 침해 손배 첫판결

2003년 12월 02일 (화) 00:00:00

전성필

고층 아파트 건립에 따른 환경권 침해 요인에 일조시간 외에 조망권, 일사량, 통풍권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하며, 이들 요인에 대한 침해가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3부는 1일 윤 모씨 등 서울 구로구 고척동 주민 31명이 D 건설사를 상대로 낸 조망권과 일조권 등의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건설사는 주민들에게 100만~800만원씩 모두 1억6,4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조권 침해 여부는 단순히 일조시간뿐만 아니라 조망권, 일사량, 통풍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주민들은 건설사의 아파트 건설 이후 조망권 악화와 일조시간 감소 등 고통을 받은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건설사는 시행사인 주택조합의 요구에 따라 공사를 이행했으므로 손배 책임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설계 변경에서 시공 전반에 이르기까지 주도적 역할을 했으므로 배상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층건물 건축에 따른 환경권과 관련, 지금까지는 절기상 동지를 기준으로 오전 9시~오후 3시에 연속 2시간, 또는 오전 8시~오후 4시에 통산 4시간 이상'일조가 이뤄지면 환경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았으나 이번 판결을 계기로 환경권 침해를 적용하는 요인의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