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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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집 팔까요 그대로 둘까요?”

2003년 11월 10일 (월) 00:00:00

김원군

정부가 지난달 29일 양도소득세 강화를 골자로한 주택시장 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어후속조치로 재산세 등의 보유세를 최고 3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관련 세제 강화를 통해 투기를 근절하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과연 그럴까?
부동산 시장도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공급을 늘리는 방법은 신규 주택건설이나 기존 주택을 내다 팔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통상 공급조절은 조세정책을 통해 이뤄진다. 이때 사용되는 카드가 바로 거래세인 양도소득세와 보유세인 재산세 등이다. 양도소득세의 중과세는 장기적으로 볼때 아파트 단타 매매를 통한 전매 차익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여러채의 주택을 보유하는 있는 상태라면 파는 대신 보유를 통한 전월세 수익을 얻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
반대로 소유 자체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재산세를 중과세를 한다면 주택 소유 대신 내다 파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단타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이 활개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이 거래세와 보유세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정책적 목적에서 사용되지만 서로 상반된 작용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정부가 이번에 거래와 소유를 동시에 막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주택을 팔아도, 구입해도 무거운 중과세를 부과해야 하는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신규주택 구입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주택 소유자이다.
이들이 자신의 주택을 시장에 내다 팔지 않는다면 주택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보유세를 강화하고 양도소득세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일단 매물 물꼬를 터줘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 뒤에 양도소득세를 점차 강화시키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대책이 발표된 지금 정부의 기대와 달리 부동산 시장은 썰렁하다. 자금여력이 없어 장기전 돌입이 불가능한 일부 투기세력들의 소량의 급매물이 나올 뿐이다. 다주택 소유자들이 계산기 앞에서 양도소득세와 재산세 부과를 저울질 하면서 고민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주택을 그대로 소유한채 정책이 바뀌길 기다릴까, 아니면 지금 파는게 유리할까?”.
만약 김진표 부총리에게 이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대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