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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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 주택담보대출총량규제 부정적

-부동산 거품은 끝…담보대출 축소 등이 바람직

2003년 10월 15일 (수) 00:00:00

김원군

시중은행장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주택대출의 총량을 규제하는 식의 너무 엄격한 대출 규제 대신 담보비율 축소 등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 부동산 가격은 현재 거품의 '끝물'에 접근한 만큼 과거 일본처럼 경착륙이 아닌 연착륙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와 시중.국책은행장들은 14일 오전 한은에서 금융협의회를 열고 최근의 부동산 문제와 주택대출 규제, 시중 자금의 흐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한은이 취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가계대출이나 주택대출의 총량 규제를 놓고 타당성 여부를 집중 논의했다.
은행장들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액한도 규제와 같은 조치는 부동산 거품의 급격한 붕괴를 불러 은행 부실화와 경기 침체를 가중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만큼 담보비율(LTV) 축소 등의 방법이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은행장은 "과거 기업 구조조정 당시 일률적으로 부채비율 상한선을 200%로 정했던 것과 같은 한은의 직접 또는 강제적인 주택대출 한도 제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주류였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주택대출을 잘못 건드리면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는 만큼 간접 규제 방식이 아닌 직접적인 대출 규제를 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장들은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괴리율,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 속도, 가계부채의 급증 등에 비추어 부동산 거품은 '끝물'에 접근해 있으며 이것이 과거 일본의 경우처럼 경착륙으로 가지 않고 연착륙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은행장들은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경우 설비투자가 살아나고 주식시장으로 돈이 흘러야 하나 부동산이나 채권 쪽으로만 자금이 유입돼 금리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은행장들은 이와 함께 부동산 시장에 모인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며 구체적인 수단으로 한시적이라도 배당소득세를 미국의 경우 처럼 대폭 경감하거나 면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 시중은행장은 박승 총재가 "미국 등 선진국 경제는 회복되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아직 회복이 가시화하지 않아 3% 성장이 어렵다"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