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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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의 규제완화 절실하다

2003년 07월 25일 (금) 00:00:00

송현담

5·23 안정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분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주택시장을 규제하기 위한 대책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곧 이어져 왔다. 5·23대책은 그러한 규제들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한다고 해도 좋을 듯싶다. 그만큼 강도 높은 내용들이 모두 망라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집값이 턱없이 오르기만 하고 주택시장에 투기가 만연한다면 안될 일이다.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경제발전에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공급을 통해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주택업체들의 입장에서도 투기꾼들은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보면 주택시장에 가수요가 끼어들 여지는 충분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내수시장도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부동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하고 정부에서도 이들 갈 곳 없는 부동자금이 적절한 곳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효과적인 유인책을 찾지 못했다.
수요억제에만 초점을 맞춘 정부의 규제정책은 후일 더 큰 시장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규제가 강화되면 될수록 주택공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투기수요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문제는 실수요도 함께 위축된다는 점이다. 수요가 위축된 상태에서는 업체들이 주택을 건설하기가 어렵다.
주택공급이 줄어들다 보면 몇 년 지나지 않아 수급불균형이 초래되고 집값이 다시 오르게 될 것은 정한 이치다. 그 피해는 결국 실수요자가 떠안게 된다. 정부의 규제정책은 가수요를 잠시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시장안정을 가져오기 어렵다. 이제껏 규제정책과 활성화대책을 반복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연유다.
주택산업은 다른 산업과의 연관효과와 고용효과가 큰 산업이다. 국민주택규모의 집 한 채를 짓는데 최소 2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또 주택을 건설하는데는 건설장비와 자재 등 200여 개의 여타산업이 함께 움직인다. 연간 주택공급이 1만세대만 줄어든다고 해도 그것이 경제에 미칠 파장이 결코 적지 않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주택산업이 내수경기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경기가 침체될 때 가장 먼저 주택건설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의 규제강화가 주택경기 침체로만 그치지 않고 그나마 내수경기를 받쳐주던 버팀목 마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져 경제 전체가 침체에 빠져들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이라도 주택시장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지 않을까 싶다. 정부에서는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춘 규제정책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규모의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