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이 가시화 된다.

정부는 행정수도이전과 관련해 지난 21일 신행정수도건설의 추진체계와 개발절차 등의 내용을 담고있는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민의견 수렴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특별조치법(안)은 지난 4월 발족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이 법안실무작업을 담당해 그동안 국·내외 입법례와 해외사례 등을 참고하여 법률안 시안을 마련한 후 전문가 간담회와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수정, 보완과정을 거쳐 입법 예고된 것이다.

정부는 이번 법안을 내달 9일까지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의견을 수렴한 뒤 8월중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심의절차 등을 거쳐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올 연말까지 기본구상을 마무리 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후보지 선정 평가작업을 진행해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최종입지 선정,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용지매입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행정수도 이전여부는 국민여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다 특별법(안) 자체에도 적잖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어 정부 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특별법 주요골자>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설치
대통령소속의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를 설치, 행정수도이전과 관련된 주요정책사항을 수립한다.

추진위는 국무총리와 민간인이 공동위원장을 맡아 민·관합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되며 이와 별도로 100인 이내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위 업무보좌를 위해 '신행정수도건설추진단'을 설치하게 된다.

개발자금은 특별회계를 설치 정부청사 매각대금, 채권발행, 타회계 전입금, 과태료 등으로 조성하고 정부기관 부지매입, 기반시설 설치지원, 청사건축 등에 쓰여지게 된다.

▲예정지역의 지정과 난개발 방지 
추진위는 도상 및 현지조사 등을 통해 예정지역 및 주변지역을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지정하게 된다.

예정지역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주변지역은 개발행위 를 제한해 환경보전과 도시개발의 조화를 도모하게 된다.

또 예정지역과 주변지역을 포함하는 광역도시계획을 수립해 난개발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부동산투기방지(2003년 1. 1 공시지가로 토지수용)
후보지 선정단계에서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 투기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정지역 지정과 동시에 2003년 1월 1일 기준 공시지가로 국가 및 시행자가 토지를 매수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절차
신행정수도 개발사업 시행은 국가 및 한국토지공사 등의 공기업이 수행하고 체계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개발계획과 실시계획을 작성, 추진위의 승인을 얻어 진행하게 된다.

▲여론수렴
국민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청회, 설문조사, 방송토론, 인터넷 등을 통한 여론 수렴과정을 거치게 되며 특히 예정지역과 주변지역 지정, 개발계획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공청회를 개최토록 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의 특별법(안)에 대해 신행정수도건설추진단(지원단)이 지난 22일 주택공사에서 개최한 공청회 결과 토지보상기준 불합리 등을 포함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다.

<어떤 문제점 있나?>
▲2003년 1월1일 기준 공시지가로 토지수용 불합리
신행정수도 예정지역에 대해 2003. 1. 1 기준 공시지가로 토지를 평가 보상할 경우 개인재산권침해문제와 헌법위헌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전문행정연수원 이주희 교수는 "2004년 하반기에나 선정될 예정지역 토지의 보상기준시점을 올해 1월로 소급 적용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감정평가원 류해웅 연구실장도 "2003년 1월 1일 기준보상은 현실을 무시한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이는 토지보상법과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추진력과 실행력 갖춘 별도 조직 필요
장기사업임을 감안 원활한 사업추진과 사후관리문제까지 포괄할 수 있는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강남대학교 서충원교수는 "초기 건설개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차후관리문제도 생각한다면 사업시행을 별도의 정부투자기관(신행정수도개발공사)을 설립해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전광역시 유상혁 과장도 "강력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정부조직상의 상설기구인 '신행정수도건설청'을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사업자 참여 적극 유도해야
막대한 개발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민간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건설협회 최윤호 본부장은 "사업시행자에 민간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수 있도록 참여비중을 확대하고 토지수용권부여, 개발부담금 면제등의 유인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익기술단 백운수 부사장은" 사업시행자를 공공부문 위주에서 탈피하고 금융권이 민간업체와 특별법인을 만들어 참여할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체계 자체도 문제
연세대 김상용 교수는 "이번 법안은 정책, 행정적 사항과 건설, 토목 등의 물리적 사항이 혼합 돼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며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기본법과 세부적 시행법을 구분해 따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