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5.18 토 11:31

홈 > 뉴스 > 뉴스 > 아파트/금융

국민기금대출 '빛 좋은 개살구'

근로자 · 서민 집값 70%지원불구 실제 대출가능액은 구입가30%수준 담보평가 제각각 영업점별 최고3,500만원 차이도

2003년 07월 18일 (금) 00:00:00

전성필

국민주택기금의 개인대출상품중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이 문의하는 은행점포마다 대출한도금액에 차이가 커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또 올해 3월부터 새롭게 기금대출 상품을 취급하게된 농협과 우리은행의 경우 영업점 대출담당자의 실무능력 미흡으로 개인대출 희망자의 경우 대출상담자체가 힘겨운 상황이어서 이에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직장인 최모씨(32세)가 국민, 우리, 농협은행을 찾아 시세 1억원의 아파트 구입을 위해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의 대출가능액을 문의한 결과 ▲국민은행S지점5,200만원, K지점 3,000만원 ▲국민은행 콜센터 2,500만원 ▲우리은행H지점 4,400만원 ▲농협C지점 6,000만원으로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이처럼 은행영업점별로 작게는 800만원부터 크게는 3,500만원까지 대출금액에 차이가 커 최씨로써는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잡아 자금계획을 세워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대출창구 직원이 참고하고 있는 기금대출 관련서류는 대부분 지난 4월 국민주택기금대출의 확대인상분(기존6,000만원→현행1억원)을 반영하지 않고 있는 이전자료들이어서 대출상담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국민주택기금의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은 기존주택을(25.7평이하)구입할때 매매(구입)가격의70%(대출한도 1억원)까지 지원된다. 1년거치 19년 또는 3년거치 17년 상환조건의 장기대출상품으로 대출이자는 연6.5%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일반대출상품들이 변동금리를 적용하는것에 반해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금리변화에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기금대출이 은행영업점별 제각각인 주택담보평가방법에따라 수천만원씩 대출액에 차이가 생긴다.
매매(구입)금액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실제 시세1억원의 아파트를 구입할때 은행 영업점에서 담보평가시스템 적용시 해당물건의 담보평가 기준을 시세의 60∼70%에도 못미치는 기준시가를 적용하게 되면 실제대출금은 크게 낮을 수밖에 없다.
반면 현시세(하한가)를 반영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금을 받게되는 것이다. 이외에 방1개당 소액임차보증금 1,600만원을, 방이 2개 이상인 경우는 1.5를 곱해 2400만원이 각각 차감하게 되어 실제대출가능금액은 구입가격의 30%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국민주택기금 대출상품가운데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대출은 다른 기금대출상품에 비해 일반인들의 활용도가 가장 낮다.
실제로 건설교통부가 조사한 올해 5월말까지의 개인대출상품별 기금운용실적 집계에 따르면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의 경우는 6,647억원, 전세자금대출은 3,549억원이 각각 활용된 반면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대출은 최초구입자금의 1/10 수준에도 못미치는 441억원만이 운용됐다.
이에대해 국민은행 주택기금팀 김현국 과장은 "국민주택기금대출의 경우 정부가 운영하는 기금인 만큼 담보평가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 실제 대출가능금액이 낮다"며 "하지만 기존 국민은행 외에 농협과 우리은행이 새롭게 기금수탁은행으로 선정되면서 영업점별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담보평가에 융통성을 나타내 대출가능금액에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담보평가액은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하지만 실제 거래되는 가격과는 차이가 커 대출금액이 크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채권보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현시세를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건교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또 우리은행과 농협의 상담미흡부분에 대해선 "기금운영 취급기간이 짧은데서 빚어진 약간의 실수일 뿐"이라며 "은행별 국민주택기금 담당부서 등의 교육을 통해 보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국민주택기금조차 대출한도액이 영업점별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불신과 혼란을 야기할뿐만 아니라 정부가 '서민들에 대한 지원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