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4.26 금 18:36

홈 > 뉴스 > 뉴스 > 아파트/금융

5천만원만 있으면 1억5천만원 집 산다

1억원은 매달 68만원씩 상환

2003년 07월 08일 (화) 00:00:00

김원군

앞으로 서민들도 집값의 30%만 있으면 내집을 장만할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주택저당채권 유동화(MBS)를 통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 20년 이상의 장기 주택자금을 공급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설립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금융공사가 설립되면 대출 상환기간이 3년 이하로 짧은 기존주택 대출의 경우에도 20~30년짜리 장기 대출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서민?중산층 주택실수요자들이 집값의 일부를 초기에 부담해 내집을 마련하고 장기에 걸쳐 조금씩 갚아 나가는 선진국형 주택 금융기반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운영되나
내년에 설립될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저당채권을 유동화시켜 장기저리주택자금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즉, 주택구입자가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게 되고 금융기관은 주택저당채권(주택에 근저당이 설정된 대출채권)을 보유하게 된다.
금융회사는 주택저당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팔아 자금을 회수하고, 주택금융공사는 이것을 담보로 MBS 상품을 발행, 자본시장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현금화함으로써 금융기관에 지불하게 된다.
금융기관은 장기에 걸쳐 상환받아야할 돈을 유동화 과정을 거쳐 한꺼번에 회수해 목돈을 마련, 다른 주택 구입자를 위한 대출 재원으로 또다시 활용하게 된다.
다시말하면 주택금융공사는 자본시장의 여유자금이 주택금융 시장으로 유입되도록 대출금융기관과 MBS투자자 사이에 중개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의 관건은 주택금융공사의 공신력을 최대한 높여 MBS 발행금리(조달금리)를 낮추고 주택구입자가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원리금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에 주택금융공사법을 제정하면서 설립자본금을 당초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높이며 정부의 전액 출자와 함께 손실보전 금지 조항 등을 마련했다.
▲서민 주택 구입시 혜택은
주택금융공사가 설립되면 서민들은 내집을 마련할 때 20년 이상의 장기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대출기간동안 금리가 변하지 않으며 매달 동일한 금액을 상환하고 만기시에 별도로 원금을 갚을 필요가 없는 장기.고정금리.원리금 균등할상환 방식이다.
대출금리 수준은 은행권의 3년만기 주택담보대출금리와 비슷하게 결정된다. 하지만 소득공제 효과 등이 있어 장기대출상품의 실제 금리 부담은 은행권의 금리수준보다 1~2%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월소득 250만원인 30대 직장인이 서울 노원구 일대에서 1억5,000만원 수준의 25평형 아파트를 구입할 때 20년간 매달 얼마를 갚아야 하는지를 따져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집값의 1억5,000만원의 30%인 5,000만원은 본인이 주택구입 초기에 부담해야 하고 나머지 1억원은 대출을 받게 된다. 대출금 1억원에 대한 실질금리 부담(6.8%)과 원금 상환액을 감안하면 매달 76만원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소득공제를 감안하면 금리부담은 6.8%보다 1.1%낮은 5.7%로 결정된다. 따라서 20년간 매달 68만원씩 갚으면 내집이 된다.
특히 저리로 장기대출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단기 대출에 따른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가 발족하게 되면 과다한 가계 대출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서민.중산층의 내집마련 꿈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