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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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2003년 07월 07일 (월) 00:00:00

전성필

강북뉴타운개발사업이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왕십리지역은 시공사 선정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왕십리뉴타운 개발계획은 3개지구(1, 2, 3구역)로 나눠져 있다.
이때문에 이곳은 3개지구를 통합해 개발하자는 통합추진위와 1, 2지구와는 별도로 3지구는 독자적으로 추진하자는 3지구독자추진위로 나뉘어 주민갈등이 첨예한 상태다.
하지만 그속을 들여다 보면 통합추진을 뒷받침하고 있는 일명 드림사업단(삼성, 현대, 대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3지구 독자추진을 감행하려는 미래파워(현대건설, 동부건설)와의 힘겨루기가 문제의 핵심으로 보인다.
이는 시공권을 확보하려는 양측의 홍보물이 골목 곳곳에 뿌려지고 상호비방과 흑백선전이 난무하다 급기야 지난달 30일에는 3지구 독자추진위가 주민총회를 개최하려다 이를 저지하려는 상대측과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명확히 알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왕십리뉴타운사업은 아직 개발구상(안)만 발표됐을 뿐 개발계획(안)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기본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사업승인전 시공사 선정은 명백한 불법이다. 더욱이 양측 조합추진위 조차 아직 지자체 승인을 얻지않아 공식적인 대표성도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재개발수익을 노린 시공사간 치열한 수주경쟁은 주민혼란과 분열만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인근 부동산중개소 C공인의 김사장은 "주민들은 재개발사업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지도 못한채 시공사 농간에 놀아나고 있는 꼴"이라며 "주민분열로 인해 지역정서가 피폐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공사들이 주민을 위해 죽기살기로 그러겠냐"며 "일단 선정만 되고나면 그때부터는 잇속 챙기기에 바빠 지역주민은 안중에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민 가운데 상당수는 "개발윤곽이 들어나 집값이 오르면 당장 팔아치우고 떠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지역의 주민정서가 왕십리를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강북뉴타운을 비롯한 재개발사업의 핵심은 지역주민의 뜻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주민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건설회사들의 막무가내식 수주경쟁은 자제돼야 한다. 장미빛 청사진만으로 주민들을 현혹해 상대업체만 이기고 보자는식의 혼탁한 수주경쟁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대안제시를 통한 정당한 수주경쟁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