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이 5·23 대책 이후 찬물을 끼얹은 듯 잠잠해지자 그간 투기꾼들의 전유물이었던 분양 아파트 청약에 오랜만에 실수요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일단 투기 수요가 걷힌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실수요자들에게는 내집마련의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축(49%) 다음으로 융자(17%)가 내집마련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은 요즘 대부분의 '내집마련'은 대출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사실.

또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 저마다 금융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대출상품과 자신의 조건을 꼼꼼이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국민주택기금과 은행대출상품 주택자금 융자는 크게 정부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운용하고 있는 국민주택기금대출과 일반 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은행대출상품이 있다.

국민주택기금대출은 정부가 선정한 국민은행, 농협, 우리은행만이 취급하며 은행대출상품은 모든 은행에서 취급한다.

▲ 국민주택기금대출- 각 대출 종류별로 자격요건만 충족되면 개인별 신용도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돈을 빌릴 수 있다.

또한 15년∼20년간 장기대출이 대부분이며, 전용면적 85㎡(약 25.7평)이하의 주택을 지원대상으로 한다. 국민주택기금대출 가운데 '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은 올해까지만 운용되므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근로자·서민주택구입 자금대출: 연간소득 3,000만원 이하·무주택 세대주·전용면적 85㎡이하 주택 구입시 중도금 대출의 조건을 충족시켜야한다.

중도금 대출은 주택가격의 70% 이내에서 1억원까지 대출가능하다. 금리는 6.5%, 대출기간은 5년거치 10년 분할상환.

◎최초 주택구입자금대출: 무주택 세대주·최초 주택구입·전용면적 85㎡ 이하의 요건을 충족시키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단 세대원 전원이 주택을 구입한 사실이 없어야하며,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는 2001년 5월23일 이후 계약이 체결된 신규분양 주택에 한하고 기타지역은 기존 주택도 상관없다.

한도액은 주택가격의 70%, 1억원 한도이며, 대출금리는 연 6,0%. 상환방법은 3년 거치 17년 분할상환, 1년 거치 19년 분할상환 중 선택.

◎분양주택 중도금대출: 공동주택을 분양받은 입주예정자가 분양가격의 10%이상을 납입하면 총 분양가의 50∼70%를 지원받을 수 있는 상품.

전용면적 60㎡ 이하는 3,000만원 이내, 70㎡ 이하인 경우는 4,000만원 이내, 85㎡ 이하는 5,000만원 이내에서 각각 지원된다.

대출금리는 전용면적 60㎡ 이하는 연 7.0%, 85㎡ 이하는 연 8,0%대로 타 상품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타 상품과 달리 무주택 세대주가 아니더라도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기간은 3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 은행대출- 은행대출의 경우 각 은행마다 자체방침에 따라 조건이 다르고 개인별 신용도를 중시하기 때문에 대출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또한 단기대출이 대부분이고 변동금리가 많아 금리의 높고 낮음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에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은 경우도 있기 때문.

또한 국민주택기금대출은 호당 대출한도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금액이 부족하거나 국민주택기금의 대상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소비자는 은행 자체 자금으로 운용하는 주택자금대출을 활용해야한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기금대출과 은행대출을 함께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은행대출은 은행마다 대출조건과 금액이 다르므로 은행대출을 선택하기위한 판단항목을 정리해 보았다.

◎금리: 은행마다 대출금리를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로 나누어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금리가 오를 것으로 판단되면 고정금리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거나 떨어질 것으로 판단되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중도상환수수료 유무 확인: 장기주택자금을 빌렸을 때 중도에 미리 상환할 경우 원금에 대해 '조기상환수수료'라는 소정의 금액이 부담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금의 0.5∼2%수준인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이용객이 약속보다 대출금을 조기에 상환했을 때 발생하는 은행의 손실에 대해 고객에게 물리도록하는 일종의 벌금으로 상품의 약관마다 다르며, 최근에는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잦아지자 씨티은행이 1.5%에서 2.0%로, 조흥은행은 0.25∼1% 선이던 수수료를 지난 2일부터 1∼1.5%로 대폭 인상했다.

▲ 세금혜택- 근로소득자로서 세대주가 국민주택 규모(85㎡ 이하)의 주택에 저당권을 설정하고 은행 또는 국민주택기금대출을 통해 10년 이상의 장기주택자금대출을 받은 경우 연말정산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액은 해당 연도중 지급한 이자상환액만큼 근로소득에서 공제해준다.

또 청약저축 또는 근로자·장기주택마련저축 등에 가입해 불입하는 저축액의 40%와 그 가입자가 국맨주택규모 (85㎡ 이하)의 주택을 임차하기위해 해당 저축기관에서 빌린 차입금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경우, 상환금액의 40%를 근로소득에서 공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