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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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잃은 '갈팡질팡' 정책

2003년 06월 07일 (토) 00:00:00

전성필

정부의 5.23 부동산안정대책 발표 이후 국세청의 투기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중개업소 현장단속반 가동 등 후속조치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400조에 이르는 시중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집중되어 투기가 조장되고,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상승 등으로 주택시장의 투기과열 양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정부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관되고 계획적인 정책방향없이 시장상황에따라 내놓는 이러한 부동산대책은 이미 시장에서 신뢰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달 8일 이미 투기과열지구내 분양권 전매금지조치를 6월 중순경 실시한다고 밝혔다가 한달도 지나지않아 5.23대책을 발표하고 6월초 바로 시행에 들어 갔다. 파주, 김포 신도시 건설문제도 서울 집값상승의 핵심인 강남을 대체할수 없어 시장안정에 도움이 안된다는 비판이 일자 판교 등지에 강남을 대체할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기반시설을 확충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급한 공급확대를 위해 신도시 건설도 서두르겠다고 했다. 부동산을 안정시키겠다며 칼을 뺀 정부정책이 당장의 몇 달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더샵 '스타시티' 모델하우스 현장을 찾은 한 주부는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안정대책을 믿는 사람이 어디있냐"며 "매번 바뀌는 정책만 믿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자기만 바보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내놓는 대책에는 항상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기 마련이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가 들고있는 수첩 한켠에는 모델하우스 오픈일정과 위치들이 빼곡히 기록돼 있었다.
항상 뒷수습하기에 바쁜 정부의 부동산정책들로 인해 사람들은 나름대로 일관된 투자 노하우를 습득한게 아닐까. 그리고 지금, 허둥대는 정부를 비웃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부동산안정대책이 주택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라면 보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부동산시장의 과열현상을 순간적으로 모면하기 위해 틀어막기식 대책을 쏟아 놓는다고 해서 시장을 잠재울 순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