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차 동시분양에 참여한 건설업체가 건축비 과다 산정뿐만 아니라 토지비를 눈속임해 세금도 내지 않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취득원가를 종후평가금액으로 산정해 아파트가 준공된 이후 시세차익이 내재된 상태로 평가했기 때문에 토지비 상승분이 분양가에 전가됐다"고 밝혔다.

또한 눈속임한 토지비에 대해 세금 한푼 내지 않은 업체가 대부분으로 소시모는 국세청에 토지취득에 대한 이윤을 세금으로 환수하도록 하는 대책 마련을 요구할 방침이다.

소시모에 따르면 서울지역 4차 동시분양에 신청한 10개 아파트 가운데 재건축 8개, 일반분양 2개 업체에 대한 분양가를 평가한 결과 건축비는 평균 131%∼263%, 대지비는 원가기준 대비 147%∼335%까지 높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비의 경우 회사가 제출한 사업내역서 중 건축비와 건축비기준 소요비용 산출서의 건축비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동 L사의 경우 실제로는 평당 건축비가 405만원이나 제시가격은 815만원으로 되어있으며, 서초동 S아파트 재건축은 표준건축비를 390만원으로 책정제시한데 반해 분양건축비는 평당 819만원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세제개혁으로까지 문제가 불거진 도곡1동 주공1차 재건축 아파트와 서초동 롯데캐슬아파트의 경우 토지비, 건축비, 행정용역비, 광고선전비 등 여러 항목에서 부풀려서 분양가가 산정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소시모는 현대건설, LG건설, 쌍용건설이 시공사인 도곡1차 아파트와 서초동 롯데캐슬의 경우 토지 취득원가를 사업승인 시점에서 종후평가금액으로 2개의 감정기관에 의뢰해 산술평균하는 과정에서 눈속임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도곡1차아파트는 대지비는 1조1,570억원을 4만5,450평으로 나눠 평당 분양토지비가 2,545만원으로 공시지가의 3.15배에 달하는 금액을 취득원가로 계산했으며,

서초동 롯데캐슬의 경우 토지 취득 기준일을 2001년 9월, 12월로 해 평당 분양토지비를 1,620만원으로 책정, 공시지가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취득원가로 산정했다.

결과적으로 취득원가와 분양 대지비를 똑같이 책정하게 돼 시세차액에 대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게 됐다.   

이처럼 취득원가를 사업승인 시점에서 종후평가금액으로 제시하는 것은 재건축아파트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사업승인 당시의 공시지가인 종전가격으로 책정해야하지만

세법에서 '토지비의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2개의 감정평가기관에 의뢰해 평가된 평균토지가격을 인정한다'는 조항을 이용, 분양가를 높이는데 일조했다며,

현행 감정평가 방식 개선과 재건축 아파트의 토지비 부당이득 환수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