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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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금융 활성화 시급

2003년 04월 09일 (수) 00:00:00

김수삼

부동산 거래시 신축 아파트의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동산 투자신탁 등 부동산 관련 금융 등이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보다 쉽게 매매가 성립되곤 한다. 대체적으로 금융기관들의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예상하고 금융기관의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원매자들에게 혜택이 주어지므로 인하여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건설업체들의 자금조달 방법은 대체적으로 간접금융에 의존하고 있으며 회사채발행, 주식공모·증자 등 직접금융에 의한 자금조달은 극히 제한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자금경색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기관과 건설업체가 사업타당성을 검증하고 금융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 수요자들은 보다 용이하게 부동산 매매에 나설 수 있게되고 건설업체들은 원활한 자금조달에 의해 보다 쉽게 사업성공을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이 참여함에는 산업별 여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그 범위 안에서 운영하고 있으므로 무한정 자금이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금융기관들이 특수 목적회사를 설립하여 부동산개발금융에 적극 대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는 가까운 장래에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법이 발효되는 경우에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수요자들도 부동산 관련 금융시스템의 변화를 사전에 인식하고 이를 충분히 감안한 거래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부동산금융으로 지원되어왔던 사례들을 살펴보면 오피스텔, 상가, 주상복합아파트, 아파트형 공장, 민자역사개발, 리모델링 사업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실시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임을 예견하게 한다. 또 은행권의 부동산 금융 이외에도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참여하고 있는 주체에는 군인공제회, 교원공제회 등 각종 직능단체들의 기금들이 동원되고 있어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 신정부가 주창하고 있는'후분양'제도도 이와 같은 부동산 금융이 활성화될 때 그 실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건설업체들에게 자금압박을 누증시켜 자칫 시장 유동성에 대 혼란이 올 가능성이 있다.
건설업체들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아직도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상장사들을 기준으로 300% 대에 달하며, 자기자본 투입도 낮아 상대적으로 부도 발생가능성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또 주택관련 매출이 기업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큼을 감안하면 후분양 제도의 도입은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주택시장에서 '선 또는 후분양' 체계는 제도적으로 강요하기보다는 기업 스스로 사례에 따라 자유 거래에 의해 선택되도록 개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비교적 분양이 잘 안되거나 주문형 고급아파트의 경우에는 이미 후분양제가 시행되는 사례가 다수 있으므로 후분양 자체가 새삼스러운 제도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실수요자들간의 거래는 후분양이 개인 자금사정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으며, 재산형성을 위한 투자자들에게는 후분양이 선분양보다 기회비용을 일부 상실하게 하는 효과가 예상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후분양인 경우에 능력 있는 원매자에게는 원치 않는 금융비용이 추가로 얹어지게 되므로 이만큼은 주택매매에서 차익실현을 삭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분양 제도는 도입에 앞서 부동산 금융조달 방안을 정교하게 정립해 주어야 하며, 부동산 금융을 받고자 하는 기업은 기업경영의 일대 혁신을 필요로 할 것이다. 왜냐하면 금융기관들은 건설업에 금융을 제공하기 위하여 투명한 경영, 정교한 수익성 분석, 공정한 거래 등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사업수행과정에서 예상되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프로젝트와 기업에 대한 까다로운 평가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접근하면 부동산 금융은 '선·후분양'에 관계없이 활성화되어야 하겠지만, 특히'후분양' 조건에서 더욱 절실한 제도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 건설업체들은 각종 재무적 정보뿐 아니라 비재무적 기업정보도 금융 또는 신용평가 기관에 의해 추적받게 되므로 부동산 금융의 활성화는 건설업체들에 대한 신용증대, 후분양 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이는 부동산 시장을 보다 합리화하는 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 금융권이 본격적으로 가담함으로써 프로젝트 기획, 발주, 원가분석, 사후관리 등 제 분야에서 건설업체들의 업무수행실태가 공개되길 기대하고 이를 통해 과거에 시행자 또는 건설업자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여 구매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수요자들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아울러 금융권은 직접금융 또는 특수목적회사를 통해서 건설업체들의 경영실태를 보다 깊숙이 이해하는 능력이 배양될 것이므로, 앞으로 건설업체에 대한 입찰·계약보증 등과 같은 일반 업무로까지 금융서비스가 확대되는 발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또 부동산 금융의 활성화는 당연히 수요자 개개인의 신용도도 함께 영향을 받게 되므로 성실하고 신용있는 원매자들에게는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가난하거나 본의 아니게 신용이 나빠진 선의의 피해자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함께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또 사업에 따라, 기업에 따라 부동산 금융의 적용비율, 이자율, 기간 등이 달라지게 되므로 수요자들은 이에 대한 정교한 분석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부동산 중개인들도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요자들에게 제공하여 차질 없는 거래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요즈음 부동산 개발금융 도입을 환영하고 이들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는 서두를 필요가 있다.
프로필
△1969:한양대 졸업 △1984:중앙대 대학원 공학박사(지반공학전공) △1987:영국 Oxford대 교환교수 △1981∼2001:중앙대 토목공학과 교수 △1999∼2000: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장 △한국지반공학회 부회장 △한국공학한림원/철도학회/PROMAT △건교부/경제기획원/감사원/조달청 자문위원 △현대건설/금호건설 사외이사 △국무총리실 공공 기술이사회 이사 역임 △국제해양극지학회(ISOPE) 지반분과 위원장 △구매조달학회 회장 △한양대 공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