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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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날리는 물딱지 주의보

광명 장지 상암지구 등 암암리 유통

2003년 03월 25일 (화) 00:00:00

김원군

50대 초반의 K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광명역 근처에 붙어 있던 철거가옥 투자 모집 광고를 보고 덜컥 계약을 체결했다가 낭패를 보았기 때문이다. 입주권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브로커로부터 급매물이란 말을 듣고 솔깃한 마음에 구입했다. 그후 해당 구청으로부터 무허가 건물로 입주권이 보장되지 않은 물딱지란 사실을 듣고 좌불안석이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물딱지가 광명-장지-상암지구 등을 중심으로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물딱지란 도시계획이나 택지개발사업 등으로 집이 헐리게 된 철거민들에게 보상책으로 주는 일종의 입주권으로 거래할 수가 없는데도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심지어 무허가 건물로 입주자격도 없는 가짜 입주권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물딱지를 구입하면 100% 손해를 보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경고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거민에게 보상책으로 주는 입주권의 거래는 불법”이라며 “매입에 따른 손해에 대해 배상받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광명의 경우 건설교통부의 광명역세권개발 계획 발표이후 소하동 일대를 중심으로 물딱지 거래가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경부고속철도 광명역세권 주변 70만평 가운데 13만8,000평에 주택 7,4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철산?하안동 일대 아파트의 재건축으로 수천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러한 개발 붐을 타고 이 일대 무허가 건물에 대한 분양권이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격은 무허가 건물 10평을 기준으로 3,000만원선이다. 지난해 대량 매입에 나선 브로커들이 개발계획이 발표되자 일부 투자자들에게 높은 프리미엄이 기대된다며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송파 장지지구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이나 이메일, 전단지 등을 통해 특별 분양 광고가 나돌고 있다. 5,000만원에 입주권을 구입한뒤 분양받는 과정에서 1억5000만원을 더 내면 25.7평형을 구입할 수 있어 수천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고 유혹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89년 대치지구 이후 13년만에 강남권에 공급되는 공공택지인 만큼, 프리미엄이 상당히 높을 것이란 일반인들의 기대심리를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상암지구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이곳은 지난해 11월말까지 법원이 가처분 결정을 내린 2,350여건 가운데 350여건이 가짜 입주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피해액만 150여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관련 업계는 상암지구의 경우 물딱지가 전체 거래딱지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암지구는 입주권이 보장되는 철거가옥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며“철거가옥에 따른 입주권이라고 하면 일단 사기로 의심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물딱지 매입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해당구청의 철저한 단속과 함께 투자자들도 꼼꼼하게 확인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