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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밀집 개포지구 사업 난항

서울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 본격화

2003년 03월 20일 (목) 00:00:00

윤효정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 난항/대우일원 등 소규모 아파트도 지구단위로 묶여 진통/2종분류로 용적률 제한 등 사업성 없다
서울시 일반주거지역 종 세분화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재건축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강남 일부 지역은 지구단위계획과 일반주거지역 종분류, 안전진단 강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개포동과 일원동 일대 재건축 가능 아파트단지들은 20년을 갓 넘긴 턱걸이 세대들이 대부분으로 은마아파트, 개포주공 등 대규모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어 안전진단 통과뿐만 아니라 통과 이후에도 용적률 산정단계에 이르면 '용적률 찾아먹기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 2월19일부터 지난 3월5일까지 강남구청은 도시관리계획 용도지역 변경 결정(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실시하고 개포동과 일원동 지구단위계획 구간에 대해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을 세분화했다. 용도지역 종 세분화는 기존 일반주거지역을 제1종, 2종,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세분화하는 것으로 지역의 입지특성과 유형·개발밀도 등을 반영해 용적률과 층수를 달리 규정하는 것이다. 즉 일반주거지역 1종은 150%(4층 이하), 2종은 200%(7∼12층), 3종은 250%로 용적률과 층수의 상한을 정하고 있다. ▲제1종은 저층주택 중심의 주거환경 조성이 필요한 지역 ▲제2종은 중층주택 중심의 주거환경 조성이 필요한 지역 ▲제3종은 도시기반시설이 정비돼 토지의 고도이용이 가능토록 하는 지역을 말한다.
개포동과 일원동, 대치동 일대에는 개포주공2∼4단지, 개포시영아파트, 일원동대우아파트, 일원동현대아파트, 은마아파트 등 시공사 선정까지 마친 재건축 추진아파트단지들이 수두룩하다. 이 지역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돼 평균 용적률 200%, 12층의 고도 상한제한을 받았다. 개포주공2단지는 삼성물산, 3단지는 현대건설, 4단지는 LG건설, 일원동대우아파트는 롯데건설, 은마아파트는 LG건설·삼성물산 컨소시엄 등이 각각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재 대부분의 아파트단지들이 안전진단 신청을 넣은 상태이며, 개포주공아파트와 대우일원아파트, 은마아파트 등에 대한 안전진단은 빠르면 3월말, 늦으면 5월 이후로 넘어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개포 일대 재건축 가능 단지의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들과 해당구청은 사업성 분석과 주민반발에 곯머리를 앓고 있다. 평균 200%의 용적률 조건 때문에 이미 주민과 구청, 구청과 시청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4,424가구, 개포주공 1단지 5,040가구, 2단지 1,400가구, 3단지 1,160가구, 4단지 2,840가구 등 대형 사업단지는 많지만 용적률 200%로 평균 낼 경우 도무지 수지타산이 맞지않기 때문이다. 또한 일괄적인 용적률 적용이 아닌 '평균'이기 때문에 사업지에 따라 210% 또는 180%의 용적률로 시공되는 단지가 발생해 단지별 조합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용적률을 가능한 높이려는 지역주민과 기존 주택현황·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체계적 개발을 하려는 서울시 사이에 해당구청은 난처한 상황이다. 현재 각 단지별 시공사들은 용적률 상한을 요구하는 법적소송을 해놓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대단지 사이에 낀 소규모 공동주택은 소형의 장점을 활용해 재건축을 쉽게 추진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일대가 묶이면서 300가구 이하 공동주택의 재건축이 쉽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대우일원아파트의 시공사로 선정된 롯데건설 주택사업팀 권규택 과장은 "난개발 방지 차원에서 계획된 지구단위계획 구간 내에 위치하고있어 그 중 일부만 발라내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전진단을 통과한다해도 대단지가 용적률을 높게 산정할 경우 작은 단지는 묻힐 수 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처럼 개포동 일대 재건축 가능 단지들은 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용적률 따먹기'에 또 한판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