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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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정관비율, 상가소유자 운명바꾼다

비율 낮을수록 아파트 배정 유리

2003년 03월 11일 (화) 00:00:00

전성필

앞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때 상가소유자도 상가에 대한 평가금액에 의한 아파트 배정이 가능
함에 따라 아파트 지분확보를 두고 재건축조합과 상가소유자간 마찰이 발생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정부가 표준정관지침안을 마련할 때 합리적인 조합정관비율을 결정, 분쟁소지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는 7월 시행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르면 재건축사업의 경우 상가소유자에게도 상가뿐만 아니라 아파트도 선택적으로 분양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아파트 배정여부는 종전 상가평가금액이 최소평형 새 아파트평가액 보다 클 때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럴 경우 소형평형으로 이뤄져 있는 상가특성상 상가소유자들의 혜택이 적을것으로
보여 새아파트 평가액에 일정비율을 곱해 평가액을 낮출수 있도록 따로 규정을 두고 그 비
율은 재건축조합 정관에서 정하도록 해 조합측에 권한을 일임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조합이 정관비율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상가소유자의 아파트배정 여
부가 결정지어질 것으로 보여 조합측에 지나친 권한을 부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
고 있다.
이는 재건축조합이 정관비율을 낮게 책정하면 최소형아파트가격이 작아져 상가소유자들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확률이 높지만 비율을 높게 책정하게 되면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
이다.
이에대해 건교부관계자는 "재건축의 경우 단지별 여건과 특색을 고려해 조합에 자율권을 보
장해 주기 위한 차원이라며 일괄적 비율적용은 오히려 더 큰 논쟁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
다.
하지만 이럴 경우 아파트 배정을 둘러싼 상가소유자와 조합집행부간의 마찰은 불가피 할 것
으로 보인다.
강남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상가의 요구에 따라 무리하게 정관비율을 낮춰 아파트를
배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총회에서도 쉽게 통과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상가운영회 한 관계자는 "상가소유자의 아파트배정문제를 조합측에만 맡겨두고 손놓
고 있을순 없다"며 "우리의 권리보호를 위해 조합의 전횡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
해 첨예한 대립관계를 드러냈다.
상가의 평가금액을 산정하는 시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재건축은 사업시행인가시점에 평가가 이루어지는 재개발과 달리 조합설립인가시점 또는 사
업계획승인시점 등 임의적으로 이루어진다. 평가시점이 다른만큼 평가금액도 차이가 날수
있어 상가소유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건축업계 한 전문가는 "재건축도 재개발과 마찬가지로 평가시점을 사업시행인가시점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평가시점에따른 평가금액논란으로 혼란만 야기할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장종권 재건축사업팀장은 "조합집행부의 의지에 따라 상가소유자의 혜택이 결정
되어지는 만큼 상가운영위와 조합측의 마찰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이로 인해 조합의 전
횡 및 비리가 조장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팀장은 "조합정관비율은 50∼70%가 적정선이 아니겠냐"며 "건교부에서 표준정관지
침 작성시 이를감안 기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