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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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인상과 건교부

시장자율 살리며 고가규제가능한 장치 마련해야

2003년 03월 11일 (화) 00:00:00

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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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건설업체마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시세보다 높게 잡는 고가분양 행진이 그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닥터 아파트의 자료에 의하면 올 서울 동시분양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평당 1184만원으로 835만원인 지난 해 보다 무려 4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경기지역도 평당 62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4%, 부산지역도 458만원에서 613만원으로 34%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주변 아파트가격마저 끌어올려 투기성향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대전의 경우 행정수도 프리미엄까지 보태져 분양가 인상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봄 노은 2지구와 초여름 대덕 테크노 벨리에 분양될 모 회사의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45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책정한 상태인데 이는 대전광역시 현 시세인 351만원보다 최고 200만원이나 비싸다.
이와 같은 고가정책으로 일반 수요층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있고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질서마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건교부는 오히려 분양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자료를 내놓아 문제의 본질과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건교부는 부동산114등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서울시 동시분양은 지난해보다 3%, 강남지역은 지난해 1312만원에서 올 1222만원으로 6.9%떨어졌으며 비 강남만 4%정도 오른 데 그쳤다고 밝혔다.
건교부의 업체를 두둔하는 듯한 이러한 해명은 부동산 전문가나 실수요자 모두에게 혼선을 안겼으며 탁상행정의 표본이란 비판을 낳고있다.
그러나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는 말할 것도 없고 수도권 신규 분양 아파트 분양가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 인상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뱅크'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평택시(20.2%), 파주시(20.5%), 오산시(22.6%)에 분양된 아파트가 시세보다 20%이상 높게 책정되었다. 민간 업체는 물론, 주공 아파트도 마찬가지. 작년 말 분양된 파주 금촌 24평형도 평당 418만원으로 파주시 평당 매매가(390만원)보다 28만원이나 높다.
지난 4일 분양된 죽전 동원 로열듀크는 평당 850만원대로 웬만한 서울지역에 떨어지지 않는다. 32평형기준으로는 5000만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 주변 분양권의 투기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 임박설과 함께 경기 침체의 우려가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주택업체들은 확보된 물량을 되도록 빨리 털어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 와중에 분양가 자율화라는 빌미로 부동산 시장 질서를 교란해 이득을 취하려 한다면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벌써부터 최근 분양한 부동산 상품 계약율이 떨어지고 아파트 미분양이 다시 발생하는 등 수요위축의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를 명분 없이 시세보다 높게 매기는 행위는 결국 건설업체들의 제살 깎아먹기일 수도 있는 만큼 건교부는 팔짱만 끼고 있을 여유가 없다.
건교부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지혜로 시장자율은 살리되 터무니없는 고가분양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게을리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