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5.19 일 22:11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부동산산책

마구잡이 재건축 안 된다

리모델링에 다양한 지원 있어야

2003년 03월 05일 (수) 00:00:00

부동산신문

renews@renews

건설업체의 아파트 재건축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쌍용건설은 대전시 태평동 주공 2단지와 월계동 신우연립 사업을 수주했고, LG건설, 두산건설, 포스코 건설, 및 코오롱건설 등 4개 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광주시 화정동 주공아파트 시공권을 따냈다.
그런가하면 한화건설은 865가구를 짓는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 동신아파트 재건축사업에 참여한다. 그밖에 중소업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동안 잠잠하던 재건축수주가 이처럼 활기를 띄기 시작하는 것은 오는 7월 재건축 규제 강화에 앞서 지역마다 시공회사 선정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재건축에 관한 원칙론을 다시 한번 환기하고자 한다.
건물이 낡아 주생활에 위협을 받는다면 다시 지어야겠지만 멀쩡한 아파트를 까부수고 재건축 한다면 자원의 낭비라는 사실 말이다.
재건축은 다자 간의 이해가 얽힌 까닭에 미묘한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갈등의 인자로 작용하고 있다. 재건축조합, 건설회사, 비상대책위가 얽히고 설켜 법정다툼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 재건축이 그 예다. 지난해 강남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을 천정부지로 뛰게 한 것도 '재건축 아파트'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상황이다.
건설업체와 일부 중개업자들이 조성하는 투기바람의 표적 또한 언제나 재건축이고 보면 도심공간의 활용과 정비라는 포지티브한 효과 못지 않게 부작용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이 일정 연수가 지나면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새로 지을 수 있게 한다는데 있다. 멀쩡한 건물도 20년만 지나면 무조건 '재건축 후보'반열에 올려놓는 행위는 역으로 단명주택, 부실주택을 조장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건교부는 주거환경정비법을 7월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건축 대상을 도시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끌어들인다 면서 그 대상을 20년 이상으로만 명기해,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건교부의 입장은 지자체의 특성을 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만 벌써부터 건설업자들의 로비에 굴복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서울시서도 밝힌 바 있지만 시행령에서 20년으로 하게되면 지자체의 하위 조례가 그 이상으로 정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가이드라인 성격의 시행령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다.
무분별한 사업추진을 막겠다는 입법취지를 살리려면 처음 서울시가 요청한 대로 적어도 30년 이상으로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본보195호 1면 참조)
상하수도, 도로 등 도기기반의 혼잡과 공해, 교통난, 소음, 전세난 등 생활에 불편을 주는 부작용도 충분히 검토해서 최소화한 연후에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차제에 굳이 비싼 돈 들여 뜯어내지 않고도 새집처럼 꾸미는 리모델링에 세제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철근 콘크리트건물의 수명 적어도 60년임을 감안하면 건물자체를 헐어낼 정도로 위험한 아파트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요컨대 꼭 건물전체를 헐어내야 한다면 허용해야겠지만 자원의 절감과 무분별한 재건축 억제 차원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