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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도 귀족마케팅 바람

브랜드 이미지 높이고 시장도 선점

2003년 01월 07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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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ws@renews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에도 귀족마케팅이 활발하다.
최근 입주한 도곡동의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롯데건설의 롯데캐슬, 현대건설의 하이페리온,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 금호건설의 리첸시아 등 최상류층의 주거공간을 표방한 고품격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가 속속 분양되고 있다.
방송광고공사의 신정신 연구위원은 "고소득층의 가장 두드러진 소비행태 중의 하나가 주거시설"이라며 "고소득층의 이와 같은 특징을 파악한 건설업체들이 최근 뉴욕 맨하턴의 고급아파트를 본 뜬 초호화 아파트들을 고소득층 대상으로 짓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지방에서도 귀족아파트라 불리는 명품아파트의 공급이 늘고 있다.
대우건설은 대구시 침산동에 1,289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고급주상복합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분양가를 평당 430만~570만원에 책정해 귀족아파트 공급에 불을 당겼다. 또 대구 용산에는 롯데건설이 캐슬그랜드 분양에 성공하면서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을 평당 100만원이상 높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앞서 롯데건설은 2001년 부산의 신흥 상업지역인 서면에 롯데캐슬스카이를 분양하면서 주상복합으로는 부산에서는 최고수준인 평당 5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귀족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크게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중산층의 모방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시장 선점효과를 노릴 수 있다 등으로 대별된다.
귀족 마케팅이 선호되는 첫째 이유는 경기변동에 영향받지 않기 때문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고소득층은 높은 소득수준으로 인해 각종 대형·고급 제품과 서비스의 주된 소비자가 된다"며 "이들의 소비패턴은 제품의 명성과 품질, 독특한 부대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소비패턴을 보여 성능대비 가격수준을 우선하는 다른 소득계층의 소비행태와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도 적용된다. IMF로 국가적 경제위기가 고조될 때 등장한 평당 1,000만원대 아파트의 인기에서도 이를 실감할 수 있다.
귀족마케팅의 또 다른 장점은 다른 소득계층의 모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즉 상류층의 소비행태는 중상류층에 의해 모방되며, 중상류층은 다시 중류층에 의해 모방된다는 것이다.
다른 시장과 달리 '분양권 전매'를 통해 환금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고급아파트라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으면 언제든지 프리미엄을 붙여 제3자에게 전매할 수 있다.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니더라도 고품격 아파트는 인기에 따라 서민들의 투자상품이 되기도 한다.
귀족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구축 및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아파트에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 상승은 바로 매출상승으로 이어진다.
브랜드 인지도 1~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의 '래미안'아파트의 경우 그 이름만으로도 몇천만원의 웃돈이 붙는 실정이다. 재건축 시공사 서정조건에서도 다른 사업조건에 못지 않게 향후 프리미엄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브랜드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강남의 알짜배기 재건축 아파트의 시공권이 삼성, LG 등 메이저 업체들에게 돌아가는 이유에도 명품브랜드로 인정받는 이들의 브랜드 인지도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귀족마케팅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업체의 귀족마케팅은 서민층이 부담하고 어려운 분양가 상승을 초래해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할 뿐 아니라 품질최고주의가 아니라 가격과 이미지만 높이려는 업체들의 안일한 대처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귀족마케팅이란 고소득층, 사회계층중 상류층과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이들이 빈번히 많이 구입하는 제품류를 마케팅하는 것을 말한다. 귀족마케팅을 통해 판매자는 1명의 명품 구매자를 얻는 것이 16명의 소량 구매자를 얻는 것보다 이익을 얻는 판매전략이다.
한편 업체들은 고급아파트 청약신청자, 고급외제차 소유자, 은행잔고액수와 세금납부실적 상위자, 명품백화점 이용자 등을 분석해 귀족마케팅 대상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