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서울에서 공급된 대형빌딩중 절반은 외국인이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동산 개발업체 (주)신영의 자회사인 (주)신영에셋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빌딩 시장은 외국계투자기관들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며 "외국계투자기관인 싱가포르 투자청, 론스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로담코 등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물로 나왔던 국내 빌딩들을 대거 매입하였다"고 밝혔다.
이들이 매입한 대표적인 빌딩들로는 도심의 서울파이낸스센타, 서울시티타워, 코오롱 빌딩, 게이트타워(구 현대상선빌딩)와 강남의 스타타워, 로담코빌딩 여의도의 SKC빌딩, 대우증권빌딩 등이 있다.
신영에셋에 따르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현재까지 국내빌딩 시장에서는 총 105건의 매매가 형성됐으며 매매된 총 연면적은 약 109만평, 매매대금은 약 6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중 외국계투자기관은 총 44개동, 55만평(약 3조5,000억원)을 차지하였고, 국내기업들은 총 61개동, 54만평, 약 2조9,000억원의 매매규모를 보이고 있다.
한편, 국내기업들이 실사용 목적으로 빌딩을 매입하는 것에 비해 외국계기관은 투자목적으로 대형빌딩을 매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이후 현재까지 거래된 국내빌딩 매매금액 중 투자목적 빌딩의 매입에 총 매매금액의 61%, 실사용 목적 빌딩매입에 39%가 사용되었다. 이중 외국계투자기관들이 매입한 빌딩의 89%는 투자목적용이며, 실사용목적 빌딩은 HP, 알리안츠 제일생명, 푸르덴셜빌딩 등으로 11%에 불과했다. 이와는 반대로 국내기업들은 실사용 목적으로 매입이 74%이며, 투자목적용은 26%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외국계투자기관은 도심(51%), 강남(30%), 여의도·마포권역(15%)순으로 도심지역 빌딩을 선호한 반면, 국내기업들은 강남(64%), 도심(16%), 여의도·마포권역(13%)순으로 강남권역 빌딩을 선호하였다. 이는 전통적인 업무지역으로 오피스 수요가 풍부한 도심권역내 업무용 빌딩이 임대 및 향후 매매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계투자기관들에게 적합하였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기업들은 투자보다는 실사용에 비중을 둠에 따라 주차조건이 양호하고 매매가격이 도심에 비해 저렴한 강남권역 매물을 선호하였다.
외국계기관이 국내대형빌딩을 매입한 시기를 보면 2000년엔 서울파이낸스센터, 서울시티타워, 2001년엔 스타타워, 푸르덴셜빌딩, 2002년엔 현대적선, 거양, 로즈데일 등이다.
신영에셋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대거 헐값에 나온 빌딩들의 소유권이 외국계 투자기관들에게 넘어가면서 외국자본은 빌딩매매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기 시작하였다"며 "외국계 투자기관들은 빌딩 매입자금의 30~40%만을 본국에서 조달한 후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저리로 차입하는 레버리지(Leverage) 기법을 활용해 대규모 빌딩들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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