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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분양가 규제책 절실

기자의 눈

2003년 01월 07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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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택시장은 90년 이후 최대 호황을 누렸다. 외환위기를 거쳐 10여년만에 찾아온 주택시장 활황에 주택업계는 쾌재를 불렀으며, 이를 발판으로 일부 부실 주택업체는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고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는 등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주택업계에도 많은 기록들이 쏟아졌다. 주상복합 청약경쟁률이 최고 수천대1까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하룻 밤사이 수억원씩 값이 뛰기도 했다. 정부는 이같이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주택시장을 잡기 위해 무수히 칼을 빼들어야 했다. 이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신규아파트 분양가 인상를 둘러싼 정부와 업체간의 신경전이다.
지난해 분양가 인상은 고공 행진을 계속해 서울 강남지역과 과천, 신도시 지역에서 보이던 평당 1,000만원대 아파트가 수도권 전역으로 번졌다.
용인 죽전 현대홈타운은 평당 최고 883만원에 이르면서 수도권에서 평당분양가가 800만원을 넘는 아파트 1호로 기록됐다. 경기 구리 인창에서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분양을 실시한 원일종합건설과 동문건설의 경우도 분양가가 평당 700만원선에 육박했다. 인천 송도 신도시에 지난해 12월 분양에 들어간 금호건설과 풍림산업도 각각 평당 600만원과 700만원을 넘어서면서 시민 소비자단체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국세청은 이들 업체들에 대해 올3월 법인세 신고여부를 집중 검토키로 하는 등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체들은 자재비, 인건비, 땅값인상 등의 이유를 들어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또한 업체들은 시행사에서 도급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99년 1월 분양가 자율화 조치 이후 분양가에 주변시세가 반영되는 등 시장원리에 따른 분양가 인상에는 시행사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도급사업을 하는 업체들로서는 억울하다는 말이 나올법한 소리다.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실제 분양가를 책정하는 시행사를 제외한채 시공업체에만 집중돼있어 반쪽자리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가 이를 모를리 없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규제안 마련보다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낡은 칼을 휘두르고 있을 뿐이다.
외환위기이후 전체 주택시장의 30％까지 성장한 이들 시행사에 대한 관리와 규제가 뒤따르지 않는 한 올해에도 분양가인상 행진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