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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고밀도 재건축 총회 장소찾기 비상

연말 행사와 겹쳐 하늘의 별따기

2002년 12월 17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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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고밀도지구 아파트 각 조합들이 총회 장소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을 앞두고, 각 조합들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잇달아 총회를 개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회장소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총회시기가 비슷한데다 연말행사까지 겹치면서 이들 조합들의 총회장소 물색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지난 11월23일 입찰이 한차례 유찰돼 오는 23일 재입찰을 갖는 신반포 한신4차는 내달 중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가질 예정이지만 총회장소를 구하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신반포 한신4차 이규호 추진위원장은 "연말연시 행사가 겹쳐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교회, 구민회관, 예식장, 초등학교 등 총회 가능한 모든 장소를 대상으로 물색중이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총회를 갖는 반포 미주아파트는 건축사 회의실을 빌려 총회를 갖는다. 2주전부터 총회장소를 찾았지만 장소 구하기가 여의치 않자 건축사 회의실을 통째로 빌렸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입찰에 참여한 삼호가든 1, 2차는 같은 날 흑석동 원불교 회관에서 총회를 갖는다.
조합들이 이같이 총회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을 마쳐야만 재건축 사업을 위한 교두보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공사 선정은 재건축 사업의 첫단추로 통한다. 지금까지는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하면 시공사는 용역비, 컨설팅비 등을 지원하며 재건축 사업을 이끌었다. 그러나 내년 7월 법이 시행되면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시공사 선정이 미뤄져 재건축 사업추진과 관련한 각종 비용을 조합이 자체 부담해야 한다.
삼호가든1,2차 김철식 추진위원장은 "법시행에 따라 시공사가 부담해야할 금액이 늘어나는 등 재건축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연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 미주아파트 오형준 추진위원장은 "시공사 선정이 올해를 넘길 경우 재건축이 불투명해 질 것이란 우려가 조합원들간에 팽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택업계도 내년 초부터 7월 이전까지는 재건축 수주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다. 안전진단평가와 조합설립인가를 7월 이전에 통과해야만 시공권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업계는 안전진단평가와 조합설립인가에 소요되는 시간을 6개월 정도 내다보고있다.
따라서 올 12월 이후 시공사 선정은 위험부담이 크다.
올해 1만8,137가구 이르는 재건축 수주물량을 기록한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서울과 수도권 재건축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지방수주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당분간 정부 정책을 관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뒤를 이어 재건축 1만7,566가구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설립인가가 난 단지를 위주로 수주에 임할 계획"이라며 "7월까지는 위험 부담이 큰 단지들은 수주를 피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내 시공사 선정을 위해 각조합들이 총회 열기가 당분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총회개최 열기가 무르익으면서 일부 조합이 재건축결의동의서조차 받지 않고 총회를 여는 등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바른재건축연합회 김진수 회장은 "절차를 무시한 재건축 사업 진행은 결국 조합원들에게 큰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조합들은 올바른 재건축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