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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교통 근본적 이해 필요

철도중흥 없이는 부동산 가치상승도 힘들어

2002년 12월 12일 (목)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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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 삼 한양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지난주 철도분야 지도자들이 모여 철도교통 포럼을 가진바 있다. 이 모임에서 흥미있었던 주제는 철도차량을 제작하는 한 회사에서 우리나라 철도차량 제작기술수준을 세계적으로 비교하여 그 가능성을 예시한 부분과 미국 플로리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엔지니어링사의 노력에 관한 부분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하철용 객차제작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어 선진국시장에서 경쟁이 시작되었으며, 고속철도 부문에 있어서는 한국형 고속철도차량(KTX-R)을 철도기술연구원과 연구개발 중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플로리다 고속철도공사에 대한 사전자격심사에는 한국의 한 엔지니어링 업체가 통과되었지만 시속 350km 수준의 철도차량을 공급하는 능력 때문에 차량제작회사를 접촉하고 있는 단계에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경우에는 본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상의 예시에서 우리는 2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하나는 한국의 철도차량 제작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며, 또 국제적으로 진출하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철도는 개통 102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역사적 흔적을 목격하면서 오늘날까지 국가 경제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시민의 교통수단으로서 철도는 아직도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서울 등 대도시의 대중교통은 버스에서 지하철 체계로 전환되고 있지만 막대한 건설비 때문에 서울을 제외한 여타지역에서의 지속적인 지하철 건설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서울외곽에 급속히 번져가는 신규 주택단지들은 자동차 이외의 교통수단을 확보하지 못하여 수도권 교통사정을 나날이 악화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계획대로 연말에 남북철도가 연결되는 경우에도 기존의 철도를 그대로 이용할 때에는 서울 남부지역으로 이동시킬 때 철도용량의 제한으로 그 효율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철도교통에 대해 근본적인 이해와 확산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하며 가능하면 빨리 할수록 좋을 것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용이 많이 드는 지하철은 전국 모든 주요도시에서 똑같이 시도할 것이 아니라 모노레일, 경전철, 자기부상열차 등 지역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보다 값싸게 도입하는 방안이 채택되어 자동차중심의 교통체계를 철도교통체계로 변환시킬 필요가 있으며, 특히 도시간 철도네트워크를 조속히 구축하여 속도를 높이고, 대중교통으로서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환경적 피해를 극소화시키는 노력이 조속히 추진되길 바란다.
수도권에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있는 신도시들은 신도시를 건설하기 전에 철도 인프라를 사전에 계획·고시하고 건설하면서 주택단지가 건설되어야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민간자본을 수익성 높은 노선에 유치하여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노력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철도를 논함에 있어 또 하나의 문제는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미 유럽을 비롯한 일본 등 세계 각 국들은 가장 빠른 철도차량제작을 위한 경쟁체제에 돌입하였으며 그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체기술은 아니지만 2004년부터 시속 300km 대의 고속철도를 갖게 되었으며, 이에 발맞추어 정부는 G-7연구개발사업에 한국형 고속철도 개발을 포함시켜 KTX-R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고속철도차량은 고도의 안전과 내구성을 요구하는 기술로 수많은 시운전을 통하여 그 기술이 개량되고 보완되어 성능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시운전선을 확보하지 못하여 연구가 지연되고 있음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들이 고속철도를 갖기 위해 용트림을 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과 미국이다. 중국의 경우에는 일찍이 철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재원마련과 기술이 부족하여 주춤하여 왔는바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왕성한 경제성장이 고속수송수단을 갖출 단계에 진입한 상태이고, 미국은 각종 테러에 비교적 안전하고 빠르며, 쾌적한 교통수단으로 고속철도가 재조명 받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 국토가 비행시간 1시간 이내임을 감안하면 철도수송수단이 훨씬 효율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너무나 많이 건설해버린 도로 때문에 철도에 대한 투자가 경시되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100여년에 걸친 철도운영경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고속철도보유, 자동차 교통의 한계 그리고 이산화탄소 유발 교통수단에 대한 환경적 압박 등을 감안하면 철도교통은 분명히 유력한 대안이며 조속히 추진되어야 할 과제이다.
도시의 부동산 가치가 왜곡되고 있는 요인 중에 교통여건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면 이제는 철도교통의 변화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심각히 고려되어야 하며 아마도 미래의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요인이 될 것이다. 철도의 중흥 없이는 물류비용절감, 국가 경쟁력 제고가 한계에 부딪치고 부동산 가치도 더 이상 상승은 불가능 할 것이다.
프로필
△1969 : 한양대 토목공학과 졸업 △1984 : 중앙대 대학원 공학박사(지반공학전공) △1987 : 영국 Oxford대 교환교수 △1981 ∼ 2001 : 중앙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임 △1999 ∼ 200 :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장 역임 △대한토목학회/한국지반공학회 부회장 역임 △한국공학한림원/철도학회/PROMAT/구매조달학회 현재 부회장 △건교부/경제기획원/감사원/조달청 자문위원 역임 △현대건설/금호건설 사외이사 △국무총리실 공공 기술이사회 이사 역임 △국제해양극지학회(ISOPE) 지반분과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