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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집값 폭등 경험과 내년 주택정책 방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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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올해는 주택보급률 100%가 달성되는 해이다. 하지만 이를 감격스러워하거나 축하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려울 것이라 여겼던 목표를 달성한 정부도 그렇고 옛날부터 주택난 해소를 기대해 왔던 일반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몰아닥친 주택가격 폭등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 동안 이러한 주택가격 급등때문에 정부와 시장 참여자들간의 끈질긴 줄다리기가 벌어져왔었다. 최근 들어 양쪽 모두 탈진상태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종의 소강상태에 빠진 양상이다. 서로 눈치를 보는 형국이란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소강상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상투에서 무릎으로 떨어지는 시기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한편으로는 재 상승을 위한 숨고르기 단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올해 경험을 통해 추론해 볼 수 있는 것이 한가지 있다. 주택가격 급등 이후 가격변동 없이 일정기간 보합세가 지속된다면 초기에는 가격 상투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이러한 시기가 지속되면 오히려 상투가 아닌 바닥으로 인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내에서 벌어지는 투자 또는 투기가 인간의 행태적인 부분이 반영되어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즉 심리적인 부분도 투자(투기)의 중요한 의사결정의 동기가 된다는 의미이다.
예를 한가지 들어보자. 지난 3.6조치 이후 일정기간 안정세를 보였던 주택가격이 8월에 접어들면서 다시 급등세를 보였고 이에 정부는 다시 8.9조치와 9.4조치 등을 연속적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의 가격 안정세가 지난 3.6조치 이후와 유사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갖기 마련이다. 어느 경우가 맞는 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지금 상황이 시장 안정기조에 접어들었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주택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는 정부로서는 오히려 이번 기회에 시장 안정을 위한 막판 다지기 정책을 한 건 더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보급률 100% 달성을 자축하기 보다는 새해의 시장안정을 위한 칼날을 다시 한번 갈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유념하여야 할 사항은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강남지역과 같은 국지적인 가격 상승 압력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주택이 많을수록 수요자들은 '묻지만 주택구입'에서 보다 나은 주택 또는 좋은 주거환경을 선호하는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현상이 올해 강남지역의 주택가격 폭등을 가져오긴 했지만 올해와 같은 국지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많다. 이는 주택시장내에 필터링 프로세스(filtering process)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주택보급률 100%달성 이후 정부가 추진하여야 할 정책방향은 총량적인 주택공급 보다는 국지적인 수급 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체계가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즉 정부가 투기꾼 또는 투자꾼들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전면전보다는 시가전이나 게릴라전을 치를 각오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내 참여자들과 고도의 심리전도 치루어야 할 것이다. 정책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약발이 시장내에서 통하지 않으면 심리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특정지역의 경우 주택을 지으려 해도 택지가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주택 과다보유자들이 기존 주택들을 매물화시키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주택 양도세 강화 뿐 아니라 보유세가 강화되어야 하는 필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올해의 주택가격 폭등은 많은 주택 수요자들에게 허탈감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폭등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것도 적지만은 않다. 그 동안 금기시 되어왔던 주택 보유세에 대한 개정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또한 주택도 이제부터는 단순한 물리적인 시설외에 인근 주거환경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인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경험한 이러한 점들이 앞으로 주택정책에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따라서 주택시장의 안정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프로필
홍익대학원 도시계획과 석사, 박사과정 수료, 동부건설 개발사업부(전),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수석 연구원(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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