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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임대주택에 국민기금샌다

올 부도사업장 ㅣ지원금액만 662억 달해

2002년 12월 10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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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기금을 지원 받아 건립되는 민간임대아파트사업의 부실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임대주택법 규정 미비로 인해 임대사업자가 혼란 겪고있으며 임차인들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건교부에 따르면 외환위기를 전후해 부도가 난 민간임대아파트는 12만가구, 765개 사업장에 달하는 것을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이미 공급된 공공·민간임대아파트 48만가구의 25퍼센트에 이르는 규모이다. 또한 건교부가 올해 부도가 난 사업장에 지원한 금액만 2002년말 국민주택기금 예상 당기순손실 1,607억중 절반이 넘는 662억원에 달한다.
이같이 임대사업장 부도가 속출하고 있는 이유는 자금조달이 어려운 영세업체들이 국민주택기금을 대출 받아 임대사업장을 담보로 무리한 사업확장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들 업체 대부분이 임대주택사업의 가장 큰 매력인 세금감면혜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도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주택기금을 지원 받는 임대사업장은 지방세인 취득세와 등록세가 면제되고 국세에 해당하는 사업소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금종류에 따라 혜택의 대상과 내용, 관할 정부부처가 다르고 관련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임대주택사업을 시작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고 경고한다. 임대주택연구소 한문도 대표는 "임대아파트사업은 고도의 사업노하우가 필요한 사업"이라며 "사업경험이 없는 영세업체들이 자칫 절세 전략을 잘못 구사할 경우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방 사업장의 경우 분양전환이 되지 않고 미분양이 넘쳐나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임대사업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점이 분양전환시기인데 분양이 되지 않을 경우 사업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민간건설사가 국민주택기금을 지원 받아 분양하는 5년만기 공공임대는 입주후 5년뒤에 분양전환이 가능하다
한해 1만가구 이상의 임대아파트를 짓고 있는 (주)부영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신규 일반분양아파트의 분양가가 서울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임대주택 분양전환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한 분양전환이 쉽게 이뤄진다 해도 분양전환시점까지 자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도가 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충청남도의 경우 부도사업장이 속출해 이지역 사업장에 대해 국민주택기금 대출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지역에 임대아파트를 짓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공사완공을 눈앞에 두고 대출이 이뤄지지 않아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건교부는 내년 4월부터 민간 임대주택에 대해 국민주택기금채권 이외의 담보 설정을 금지해 무분별한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시공 및 임대보증 보증기간을 분양전환시점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건교부는 지난9월11일부터 민간업체가 국민주택기금을 지원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건립비의 40％)에 임차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건립비의 90％(지방80％)를 넘지 못하도록 임차보증금 징수한도를 제한한데이어 최근까지 임대사업장에 적용되었던 포괄근담보제도를 없애고 특정근저당을 적용했다.
포괄근담보제도는 그동안 임대사업자와 임차인들이 꾸준히 개정을 요구해온 조항으로 한 업체가 여러 임대아파트 사업장을 소유하고 있을 시 어느 한 사업장에 부도가 나게 되면 다른 사업장 여신까지 취급함으로써 임대사업자와 임차인피해가 속출한바 있다.
특정근저당권이 적용되면 부도사업장 당해 여신만 취급이 가능하다.
이같은 임대주택법개정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관련법 개정이 미비하다고 지적한다.
유주택자가 민간임대아파트에 입주해 분양 전환할 경우 무주택 우선순위에 밀려 실제 5년간 입주했더라도 분양전환에 불리하다. 이러한 경우는 분양전환시기에 무주택자와 유주택자간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남아있다.
임대주택연구소 한문도 대표는 "그동안 임대주택법 개정으로 보완책이 마련된 것은 사실이지만 개정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많아 사업장과 임차인들의 폐해가 예상되는 만큼 총체적인 주택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