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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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의 가치

기자의 눈

2002년 11월 22일 (금) 00:00:00

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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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0조원으로 추산되는 시중 유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규모를 짐작케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의 주인공은 바로 송파구 신천동에 들어설 롯데건설의 '캐슬골드'.
이 주상복합 아파트를 사기 위해 1차 분양 이틀동안 2만6,723명이 2,800억원, 2차 분양 사흘동안 7만6,500여명이 9,850억원에 달하는 청약 신청금을 냈다.
단순계산으로는 단 5일만에 1조5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몰린 것이다.
업계에서도 1차 청약금 반환부분이 2차 청약에 유입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1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단일 주상복합 청약에 몰린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1조원은 51만3,451명이 거주하고 있는 용인시의 2002년도 예산액 5,000억원의 2배나 되는 금액이다. 용인시의 예산규모는 일반회계 3,860억원, 특별회계 1,178억원 등 총 5,038억원 정도. 또 수도권의 대표적 도시인 수원시의 1996년 예산은 일반회계 3,230억원과 특별회계 4,616억원을 합쳐 7,819억원 수준이었다.
1조원은 인구 50만이상의 대도시를 1년간 꾸려나갈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다.
재산가치가 있는 부동산 상품으로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시중의 자금이 적재적소에 투입되지 못하고 한 곳으로 몰리는 현상은 정작 필요한 곳에 자금이 투입되지 못하는 현상은 국가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당국은 그간 수많은 대책과 정책들을 내놓았다.
이 사건은 어디로 분출할까 빈틈을 찾아 움직이는 마그마같은 300조원을 잡기 위해 무수히 내놓은 정책당국의 고민과 대책들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억지로 돈의 흐름을 막는 것이 아니라 돈이 흘러갈 곳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에 다시금 귀기울여야할 시점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정부당국의 입장이 '1조원에 달하는 민간자본이 국가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업 '하이닉스'에 투자된다면 부실을 해소하고 정부보조금으로 인한 WTO의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라는 젊은 경제학도의 순진한 발상처럼 단순하지는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