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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건축 안전진단 검증 이름뿐

강남구 독자행보에 서울시 지침 힘잃어

2002년 11월 13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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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재건축 안전진단사전·사후검증을 놓고 시와 갈등을 빚어온 강남구가 자체적으로 안전진단심사를 열고 개포시영, 대치은마 등 잇다른 재건축 불가판정을 내림에 따라 서울시 안전진단사전·사후검증에 대한 유명무실론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말부터 무분별한 재건축 사업승인이 남발하는 등 각구청에서 안전진단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 안전진단평가단을 구성해 사전·사후검증을 받도록 각구청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강남구, 강동구 등 일부 자치구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재건축 안전전진단사전·사후검증을 둘러싸고 이들 자치구와 신경전을 벌여왔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구청장 고유권한이므로 시에서 나설 일이 아니라는 것이 이들 구의 주장이다. 주택건설촉진법(44조의 3) '재건축 조합의 주택건설'에 따르면 노후불량 주택의 소유자들이 당해 주택을 철거하고 철거한 대지위에 주택을 건설하고자 할 경우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안전진단을 신청해야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 구는 따라서 서울시에서 안전진단사전사후검증을 실시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규정하고 서울시 안전진단평가 사전·사후검증을 이후에도 받지 않을 예정이다.
강남구 주택과 정종학 과장은 "서울시가 구청에서 재건축 남발이 우려된다면 위원회 구성, 전문성 확보 등을 위한 제도개선책을 마련해서 훈령을 내려보내면 될 것인데 시가 직접챙기겠다고 나서는 것은 헌법에도 위배되는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강남구는 지난 9월30일 안전진단 심사위원 중 구조·설계부분을 강화해 인원을 총 11명으로 늘리고 안전진단 심사위원회를 월 2회에서 4회로 늘려 자체적으로 안전진단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강동구도 마찬가지. 재건축 안전진단 심의위원회 구조, 설비 부문을 강화해 담당 위원을 3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현재 아파트·연립주택 등 8건의 재건축 안전진단을 접수한후 자체 심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구청 주택과 관계자는 "구에서 독자적으로 안전진단심사를 하기로 나선 것은 무분별한 재건축 사업승인을 내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밝히고 "서울시가 지역주민의 환경을 전혀 고려치 않고 무조건 재건축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안전진단검증에 대한 신뢰성문제도 제기됐다.
이관계자는 또 "서울시 안전진단검증은 재건축 억제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며 "노후가 덜한 연립주택에 대해 재건축 승인을 내는 반면 노후가 심한 주택에 관해 재건축 승인을 내주지 않는 등 형평성에 어긋나는 행정을 펼쳐 지역 구민들로부터 끝없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여부 판정 기준에 있어 모호한 기준으로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자치구의 이러한 반응과 관련해 고심에 빠졌다. 특히 강남구, 강동구 등은 재건축추진단지가 몰려있는 곳이 때문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재건축 안전진단 권한이 광역자치단체장에게 이양되는 내용을 포함한 주촉법 개정을 건교부에 계속 요구했다.
내년 6월 시행예정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안전진단 권한을 기조단체장에서 광역단체장에게 이행하도록 돼있으나 시행시기가 너무 늦어 자칫 뒷북행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건교부는 사실상 법시행이전에 주촉법개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시.도지사가 도시계획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구청장의 건축허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건축법을 적용할 것을 서울시에 통보했다.
서울시-강남·강동구-건교부가 이같은 갈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강남구청이 자체적으로 안전진단평가심사위원회를 열고 개포시영, 대치은마 등에 잇다른 재건축 불가판정을 내린데 이어 강동구, 송파구, 서초구 등도 안전진단심사위원을 충원하고 자체적으로 안전진단심사를 할 계획이어서 서울시 안전진단사전·사후검증 당위성은 그 힘을 더욱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시는 안전진단사전·사후검증을 받도록 지도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기로 했다.
서울시 주택과 관계자는 "서울시의 사전안전진단평가 등과 같은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안전진단평가사전·사후검증 무용론을 일축했다.
'안전진단평가사전·사후검증을 받아야 한다. 안전진단 심사는 구의 고유권한이다'
서울시-강남·강동구-건교부가 재건축사전진단안전지단평가를 둘러쌓고 벌이는 이같은 갈등은 내년 상반기 재건축안전진단에 관한 권한이 광역자치단체장에게 이양되는 내년 6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