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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코앞 상가임대차보호법 명암 극명

분양업체는 긴장하고 예비창업자는 활기

2002년 11월 06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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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11월 시행된다. 이 법의 시행으로 인해 분양업체, 투자자, 소유자, 임차인 등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명과 암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당사자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당사자의 모습을 조명한다.[편집자 주]

보증금 보호장치 마련 예비창업자 증가
고양시 일산2동의 김명진 씨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통해 점포규모 21평형에 권리금이 없이 시설투자비 5,000만원, 임대보증금 2,000만원, 월세80만원 창업초기준비금 총 7,000만원을 투자하여 월평균 400만원 순수입을 올리고 있다.
월세 80만원을 임대보증금으로 환산한 금액 8,000만원을 합산하며 총1억5,000천만원이 들어간 셈. 일단 창업준비금 7,000만원이면 창업을 시작할 수 있다.
기존 창업이 높은 임대보증금, 권리금을 주고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던 것에 비하면 김씨는 1억원 미만의 창업준비자금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이지역은 상가 형성지역에서 떨어진 주택가에 위치한 C급 상권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희소가치가 작용한 것이다.
김씨의 경우에서 11월 시행예정인 상가임대차보호법이 몰고올 상가투자환경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시행을 앞두고 임대보증금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반면 법 시행을 앞두고 임대보증금이 크게 상승했으며 권리금 보호가 제외되 일부 건물주들은 세무서에 제출할 서류를 이면 작성하도록 하는 등 임차인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
그러나 김씨의 경우처럼 권리금이 없는 C급상권에 투자함으로써 소규모 자금으로 창업도 하고 건물주의 횡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11월 상가임대차보호법시행으로 상가임대보증금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됨에 따라 신규예비창업자들의 창업준비가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이같은 틈새지역을 노리라고 지적한다.
동인 창업 연구소 김현근 부사장은 "권리금 1억원 이상의 A급상권 못지 않은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지역이 얼마든지 있다"며 "권리금 부담이 작은 C급상권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창업정보사이트 매직시스템이 최근 한달간 예비창업자 17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창업준비금 규모는 3,000만∼5,000만원 36％로 가장 많았으며 5,000만원 이상도 15.8％에 달했다. 연령대는 30대가 33.9％로 가장 많았으며 최근 취업난을 반영하듯 20대도 30.2％에 달했다
매직시스템 송인술 이사는 "상가임대차보호법시행을 앞두고 주5일 근무제시행, 취업난 등과 겹치면서 창업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히고 "창업준비금 5,000만원 이하의 소액 예비창업자들을 주택가 밀집지역, 대학가주변지역, 아파트 단지 인근의 C급상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비율 감소 업체긴장 투자자 위축
상가 분양업체들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시행이 다가옴에 따라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됨에 따라 상가 분양업체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은행의 대출비율이 감소하는 것이다.
현재 은행에서는 일반적으로 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에게 분양금의 50%까지 대출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의 시행이 다가오면서 시중은행들은 임차인에게 우선 변제해야하는 부분만큼 대출금액에서 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가분양 관계자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다고 얘기만 있을 때는 별로 분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막상 이 법의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투자자들이 망설이는 기색이 영력하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의 분양관계자도 "은행에서 대출한도를 줄이겠다는 언론보도로 인해 계약을 해지하는 투자자도 있었다"며 "우리 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은행의 대출금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시행으로 인해 상가분양에서도 공급업체의 안정성과 재무건전성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일산의 N업체 분양관계자는 "은행 대출은 지점장의 재량이 큰 문제"라며 "지점장이 대출을 판단할 때에는 분양업체의 건전성 여하에 따라 대출한도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상가분양업체의 안정성과 재무건전성에 따라 대출한도액이 차이가 나고 이에 따라 투자자의 선택도 달라진다는 얘기다.
영세한 분양업체들에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시행, 그 자체가 암(暗)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상가분양 업체들은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은행대출 신청서류에는 높은 분양가격을 적어 제출하는 편법까지 동원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편, 상가소유주들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 5년까지는 임대차가 보장된다며 건물값을 올리거나 월세를 미리 반영하는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가 7%대인 점을 감안하면 10%이상의 임대수익이 기대되고 추후 권리금까지 기대하는 상가투자자들에겐 대출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금융이익이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은행 대출한도 제한은 이 법의 시행에 따른 암이다.